조시 그로번 “팝페라 안에만 머물 순 없죠”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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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제목 ‘어웨이크’처럼 늘 깨어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3년 만에 3집을 발표한 팝페라 가수 조시 그로번. 사진 제공 워너뮤직코리아
“음반 제목 ‘어웨이크’처럼 늘 깨어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3년 만에 3집을 발표한 팝페라 가수 조시 그로번. 사진 제공 워너뮤직코리아
5년 전 그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쟤, 스무 살 맞아?” “쟤, 진짜 자기 목소리 맞아?”

20세에 데뷔한 미국 출신 팝페라 가수 조시 그로번(25).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에게 발탁된 그는 스무 살답지 않은 성숙한 목소리로 데뷔하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투 웨어 유 아’ ‘유 레이즈 미 업’ 등 히트곡이 CF 음악으로 사용될 정도였다. 하지만 때로는 ‘애늙은이’ 취급도 받았을 터. e메일 인터뷰는 그의 선천적 성숙함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됐다.

“워낙 목소리가 굵고 어른스러워 다들 절 20대로 보지 않았죠. 그래서 그런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았어요. 그래도 아직 무대에서 정장보다 청바지를 즐겨 입습니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선천적인 축복”이라고 말했다. 미묘한 떨림 하나도 정확히 표현하는 목소리는 그를 팝페라 스타로 만든 1등 공신.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지만 모든 게 한순간에 없어질까 봐 무서웠죠. 스스로 진실된 목소리를 내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5년간의 성장통이라고 할까요?”

‘성장’의 징표는 이번 3집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3년 만에 발표한 ‘어웨이크’는 세계적으로 1300만여 장이 팔린 1, 2집과 다른 노선을 취했기 때문. “음악이든 삶이든 늘 깨어 있기 바란다”는 뜻으로 지은 앨범 제목처럼 슬프고 여린 ‘감성 팝페라’를 뒤로한 채 월드뮤직이나 퓨전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재즈 아티스트 허비 행콕과 함께 한 ‘머신’, 마치 그랜드 캐니언을 보는 듯한 장엄한 분위기의 ‘마이’, 긍정적인 인생관을 노래한 타이틀곡 ‘유 아 러브드-돈트 기브 업’ 등은 이젠 포스터의 도움 없이도 자립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듯하다.

“포스터는 든든한 후원자죠. 이번 앨범부터 나를 ‘주인공’으로 대우해 주더군요. ‘늘 긍정적으로 살자’는 삶의 철학을 앨범에 담았습니다.”

3집은 25일자 빌보드 앨범 차트 2위에 올랐다. 안드레아 보첼리, 세라 브라이트먼 등 팝페라 선배들만큼 유명해졌다고 하자 그는 “팝페라는 미디어가 만든 허울일 뿐 내 음악을 팝페라에 한정시킨 적은 없다”고 말했다. 20대답지 않은 진지함을 보여 주던 그는 인터뷰를 자랑 한마디로 끝맺었다.

“여성들이 내 목소리를 좋아한대요. 하하. 그것만큼 행복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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