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당은 우리 민족의 영원한 스승”…‘담원문록’ 출판기념회

  • 입력 2006년 9월 30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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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당 정인보(爲堂 鄭寅普·1893∼1950) 선생의 한문 문집인 ‘담원문록(薝園文錄)’ 간행기념회가 30일 오후 2시 서울 경복궁 안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문집 번역자이자 위당의 셋째딸인 정양완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막내아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유족을 비롯해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설성경 연세대 국학연구원장, 윤병석 인하대 명예교수, 심경호 고려대 교수, 최서면 동경한국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담원문록은 정양완 선생이 30여년에 걸쳐 완성한, 지극한 효성과 학문적 열정의 결정체”라고 평했다.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은 축사에서 “절의의 지사였던 위당 선생은 민족의 얼을 일깨우는 빛나는 글을 통해 일제하에서 우리 민족의 혼을 불러일으켜 조국을 잊지 않도록 했다”며 “이 점에서 위당 선생은 우리 민족의 영원한 스승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당 선생이 6·25전란 때 납북돼 그해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민족의 비극을 다시 새기고 민족의 얼을 지키면서 튼튼하고 부강한 나라,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게 선생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성경 연세대 국학연구원장은 “위당 선생의 겨레사랑, 나라사랑은 국학의 정신적 지주”라며 “위당은 위기의 우리나라를 구한 큰 스승”이라고 추앙했다.

정양완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아버지 담원선생의 자취를 더듬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담원(薝園)이라는 호에는 우리를 총칼로 짓밟고 강탈한 일본에 대한 피맺힌 원한과 앙갚음을 잊지 않으려는 결의가 담겨져 있다”며 “그 같은 아버지의 정신이 이번 문록에 실린 내용을 짐작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당신 몸을 사릴 줄 몰랐다”며 “국경일 노래나 학교의 교가를 짓거나 신문에 논설 기고했고, 강단에서는 열정적으로 강의했다. 그래도 못내 자기를 더 바쳐야 한다고, 들숨 한번이라도 쉴 수 있는 한은 다 바쳐야 한다고 여겼기에 쓰고 싶은 글들을 1950년 그해에도 쓰셨다”고 회고했다.

‘담원문록’은 위당이 남긴 행장·전(傳)·제문·만사·묘비문·서(書)·서(序)·시(詩)·화제(畵題)·편지에서 훈민정음 창제 및 보급과정, 고대사에 대한 위당의 식견을 엿볼 수 있는 논문 등을 수록한 문집이다. 위당이 교수로 재직했던 연세대에서 1967년 영인본으로 출간했던 것을 정 교수가 한글로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 3권(태학사)으로 간행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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