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천년이 지난들 그 빛이 변할리야… ‘나전칠기’전

  • 입력 2006년 9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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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전칠기(螺鈿漆器)의 미학은 색의 영구성이다. 나전칠기는 자개(조개껍데기)를 이용하는 독특한 기법 덕분에 1000년이 지나도 그 색깔과 빛을 잃지 않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은 5일부터 10월 8일까지 기획 특별전 ‘나전칠기-천년을 이어 온 빛’을 연다. ‘한국 나전칠기의 기원’ ‘고려의 나전칠기’ ‘조선의 나전칠기’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된 이번 기획전은 일본에 있는 한국 나전칠기 21점, 국내 작품 67점 등 80여 점의 명품 나전칠기를 전시한다.

‘나전’이란 자개로 만든 무늬를 물건 표면에 붙이거나 박아 넣어 장식하는 기법을 말한다. 8세기 무렵 중국에서 시작돼 통일신라, 일본으로 전파됐다. 국내에 남아 있는 작품은 대부분 조선 중·후기 작품이므로 고려∼조선 초 나전칠기는 상대적으로 보기 어려웠다.

전시작 가운데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나전칠기 4점이 눈에 띈다. 바다거북 등딱지를 얇게 갈아 투명하게 만든 후 채색한 ‘나전 대모 국화넝쿨무늬 염주합’(고려 12세기·사진), 잘게 쪼갠 자개를 모아 하나의 꽃무늬를 만든 ‘나전 국화넝쿨무늬 경전함’(고려 13세기), ‘나전 대모 국화넝쿨무늬 모자합’(고려 12세기), ‘나전 국화넝쿨무늬 원형합’(조선 초 14∼15세기) 등이다. 일본에서 건너온 4점과 국내 소장품 6점은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현대 나전칠기 장인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중국과 일본의 칠기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칠기 문화를 비교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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