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아시아에서 길을 묻다…‘광주비엔날레’ 8일 개막

  • 입력 2006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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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경 씨의 ‘시간과 공간: 모세의 선택’.
곽선경 씨의 ‘시간과 공간: 모세의 선택’.
마이클 주 씨의 ‘보디 옵푸스케터스’.
마이클 주 씨의 ‘보디 옵푸스케터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광주비엔날레(예술총감독 김홍희)가 8일 개막한다. 광주 중외공원 문화예술벨트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열풍변주곡’이라는 타이틀로 11월 1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의 기본 주제는 ‘아시아’. 열풍처럼 세계로 확산되는 아시아의 문화적 다양성을 짚고 세계 문화와의 접점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광주비엔날레는 1995년 처음 시작됐으며 2004년에는 65만 명이 관람했다.

전시는 아시아 정신의 뿌리를 찾는 ‘첫 장 뿌리를 찾아서: 아시아 이야기를 펼치다’와 작가들이 세계 각 도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현대미술의 동시성을 규명하는 ‘마지막 장 길을 찾아서: 세계 도시 다시 그리다’ 등 두 개의 장으로 나뉜다. 시민 프로그램 140만의 불꽃’ 행사도 함께 열린다. 140만은 광주 시민의 수를 가리킨다.

‘첫 장’은 ‘신화와 환상’ ‘자연과 몸’ ‘정신의 흔적’ ‘현재속의 과거’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마지막 장’은 베를린 파리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부에노스아이레스 카라카스 등 각 도시의 작가 55명이 참가한다.

전시에는 32개국 107명의 작가가 9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작의 특징은 아시아적 소재나 주제로 현대미술을 녹여낸다는 점. 한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마이클주 씨는 ‘보디 옵푸스케터스’라는 작품에서 ‘반가사유상’을 이용한 비디오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불상 주변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불상의 각 부위를 보여 주는 것으로 동서양의 대화를 표현했다.

태국 출신의 바산 싯티껫 씨는 세계 정치인을 희화화한 50개의 그림자로 이뤄진 퍼포먼스 작품 ‘혼돈으로부터’를 선보인다. 혼돈을 불러일으키는 정치인에 대한 유쾌한 조롱이다.

곽선경 씨는 ‘시간과 공간: 모세의 선택’에서 대형 공간을 검정 마스킹 테이프로 꾸며 메마른 벽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마스킹 테이프는 동양의 선이나 기의 흐름을 암시한다.

‘플라잉 시티’라는 작품은 2005년 10월부터 진행된 장기섬 프로젝트로 작가들이 제주도와 일본 오사카를 오가며 해녀들의 생활 세계를 밀착 취재했다.

해외 작품 중 남미섹션은 정치적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남미섹션은 미국 자본주의의 위기를 고발하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루포 알라비오 씨의 ‘자유의 연대기: 레지스탕스를 조직하며’등이 그것이다.

야외 공간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설치 작가 최정화 씨의 대형 조형물 ‘꽃의 마음’이 판타지를 자아낸다. 이 작품은 비엔날레관보다 훨씬 높은 20m의 바늘모양 기둥에 울긋불긋한 꽃송이를 부착하고 꽃들을 시간에 따라 움직이게 했다.

광주 시민들의 참여 프로그램 ‘140만의 불꽃’에서는 탑돌이 퍼포먼스를 벌이는 ‘미드나이트 피버 파티’를 비롯해 ‘비엔날레 디제이’ 등이 펼쳐진다. 젊은 작가 150명의 기획 작품을 전시하는 열린 아트마켓과 체험 학습을 위한 미술놀이터도 마련된다. www.gb.or.kr

허 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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