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행복의 공식’

  • 입력 2006년 8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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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공식/슈테판 클라인 지음·김영옥 옮김/356쪽·1만3000원·웅진지식하우스

‘행복하자’라는 말은 문법적으로 맞지 않다. ‘행복하다’가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동작에 붙는 어미 ‘…하자’는 사용할 수 없다. 그렇지만 독일의 학술 저널리스트 슈테판 클라인에 따르면 ‘행복하자’라는 말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의 저서 ‘행복의 공식’은 ‘행복도 연습하면 된다’는 주장을 담고 있기 때문.

쏟아지는 행복 처세서 중 하나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행복의 공식’은 저자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논리적인 답을 찾겠다고 밝힌다. ‘행복한 순간들을 연장시킬 수 있는가? 돈은 행복을 가져다주는가? 우리는 평생 같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가?’

바이오물리학 박사이기도 한 저자는 생물학, 뇌과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모아 분석한 결과 두 가지 통찰을 내놓는다. 하나는 우리 머리에 좋은 느낌을 생각해 내는 ‘행복 시스템’이 있다는 것.

또 하나의 통찰은 ‘성장한 사람의 두뇌도 계속해서 변한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뼈와 마찬가지로 뇌도 사춘기가 끝나 갈 때쯤이면 성장이 완료된다고 학자들은 믿었다.

하지만 저자는 ‘정반대’라고 말한다. 언제든 무언가를 배우면 머릿속에 있는 회로방식이 변화한다는 게 최근의 연구 결과 밝혀졌다는 것.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았던 서양인이 매운 음식을 계속 먹다 보면 어느 순간 매운맛을 즐기게 되는 것도 ‘뇌가 배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두 가지 논거를 엮으면 두뇌 회로장치로서의 행복은 습득하고 연습할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자동차 운전이나 외국어 공부처럼 행복도 배울 수 있다는 얘기다. “행복한 감정을 자주 겪어 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자주, 더 빨리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저자의 권고는 행복이 어떤 상황에 대한 결과물이 아니라 적극적, 능동적으로 찾으면 얻어지는 것임을 의미한다.

행복하기 위해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육체의 건강. 뇌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시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행복의 감정은 무의식적으로 육체적 느낌을 인지한 뒤 의식적으로 발생한다.

과학 용어가 나온다고 겁먹진 말 것. 이해를 돕기 위해 행복과 불행을 오가는 사람들의 사례를 적절하게 집어넣어 어렵지 않게 읽힌다.

책을 덮고 나면 ‘행복하자’는 말이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원제 ‘Die Gl¨uecksformel’(2002년).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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