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게 우리 건축물의 큰 특징이며 고건축의 정신이 현대 건축물에도 깃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시장에 나온 흑백사진에는 그런 믿음이 담겨 있다. 사진 속 건축물들은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산과 강 가까이, 흙과 나무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가령 경북 안동시 병산서원은 언뜻 보기에 화려한 건축물은 아니다. 그러나 주변을 흐르는 낙동강과 노송에 둘러싸여 은근한 운치를 풍긴다. 사진 속 목재의 결에서 세월의 더께가 헤아려지거니와 특히 2층 누각건물인 만대루에서는 불던 바람마저 잠시 머물러 쉬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요함이 느껴진다.
한국 전통건축 중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구조물로 여겨져 온 부석사 무량수전. 태백산과 소백산의 사이에 위치해 자연 풍광이 워낙 빼어난 덕에 천왕문과 안양루, 범종루 등 부석사를 찍은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전남 담양군의 소쇄원과 순천시의 선암사, 서울의 창덕궁 등 잘 알려진 명소를 숲과 나무와 더불어 재발견하는 기쁨이 크다. 13일까지. 02-723-1977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이 기사의 모든 사진은 건축가 김석환씨가 제공한 것으로 작가의 허락없이 무단복제 또는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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