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리뷰]인간본성 성찰… 심리서적 강세

  • 입력 2006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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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유행어가 되다시피 했던 이시형의 ‘배짱으로 삽시다!’ 이후 10년 주기로 반복되어 온 ‘심리학 붐’. 그 거센 바람이 2005년 출판시장을 강타한 뒤에도 여진이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요즘 여러 기관의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인문 분야 상위권에 단골로 오르는 책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와 ‘유쾌한 심리학’이다.

지난해 출간된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기존의 심리학 관련 서적이 비즈니스 세계의 설득 심리나 남녀 관계의 연애 심리를 탐구하는 자기계발서 내지 처세서의 성격이 강했던 데 비해 심리학의 핵심 주제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도덕적이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진정 인간은 우리 인생의 주인인가? 이 책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런 대담한 질문을 대담한 방식으로 제기한 20세기의 심리실험 10가지를 소개한다. 정신 질환의 진단 기준이 타당한가를 시험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8명의 가짜 환자를 잠입시켰던 로젠한의 발칙한(?) 실험에서 보듯 한 편 한편이 잘 짜인 스릴러처럼 숨 가쁘게 읽힌다.

2003년 4월 제1권이, 올해 초 제2권이 나온 ‘유쾌한 심리학’은 심리학 용어나 주제어를 내세워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혼란을 느끼는 ‘심리적 상황’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 나간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신체에서 가장 약한 부분은 목이다. 그런데도 여자들의 드레스에 목 선이 파인 이유는? “남성의 정장은 자신의 약점을 숨기거나 강하게 보이려고 의도한 디자인이다. 와이셔츠에 날을 세우는가 하면 그것도 모자라 칼 모양의 넥타이를 목에 걸고 있다. 이에 반해 여성의 정장은 목을 훤히 드러낸다. 한껏 남성의 시선을 끌고 옆에서 지켜 주고 싶은 보호 본능을 자극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지난달 출간된 ‘나만 모르는 내 성격’(모멘토)은 정신의학자인 저자가 성격 장애인의 여러 유형을 설명하며 이들과 어떻게 함께 지내고, 어떻게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지 처방을 일러 준다.

“성격 장애인들이 아주 별종은 아니다. 다만 지나치게 사랑을 갈구하고(경계성 장애) 칭찬을 듣고 싶어 하고(자기애성 장애)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히스테리성 장애) 것뿐이다. 그것은 나름대로 삶의 고통을 줄이려는 적응 전략이다.”

뛰어난 예술가나 작가들 중에는 성격 장애인이 드물지 않다. 말런 브랜도나 코코 샤넬, 살바도르 달리, 카를 융과 같은 이는 오히려 자신의 성격 장애를 ‘심오하게 꽃피웠다’.



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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