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 “臨政 창립일 4월 13일 아닌 11일”

  • 입력 2006년 2월 2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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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빼앗기고, 6·25전쟁 중에 유실되고, 화재로 소실되고, 국내외 각지로 흩어졌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관한 기록을 집대성한 1차분 자료집이 출간됐다.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만열)는 3·1절을 기념해 임시정부의 헌법, 임시의정원 문서, 한일관계 사료집을 수집해 정리한 7권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료집’과 독립신문 별책자료집 등 8권을 동시에 펴냈다.

2009년까지 총 50권으로 완간될 이 자료집의 1차분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임시정부의 기관지인 ‘독립신문’의 국한문판과 중문판의 원본을 실은 별책자료집이다.

독립신문은 한국인 독자를 위한 국한문판(상해판 198호)과 중국 독자를 겨냥한 중문판(발행추정치 상해판 40호+중경판 7호)으로 각각 발간됐다. 1987년 독립기념관에서 펴낸 독립신문자료집에는 국한문판의 경우 177개호만 실렸으나 이번 자료집에는 189개호로 늘어났다. 그동안 한글 번역문으로만 소개된 중문판의 경우 상해판 원문 5개호와 중경판 6개호의 원문을 수록했다. 또 이번에 온전한 형태의 독립신문 창간호를 찾아내 함께 실었다.

한편 임정의 창립기념일이 지금까지 알려진 4월 13일이 아니라 4월 11일임을 보여주는 자료도 발굴됐다. 1945년 4월 의정원 회의 속기록에 보면 4월 11일 의정원과 국무위원회 합동으로 제26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료집 편찬위원장을 맡은 김희곤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4월 13일이란 날짜는 일제가 1932년 4월 윤봉길 의사 의거 직후 상하이 임정 사무실을 급습해 임정 자료집을 약탈해간 뒤 그 목록만 정리돼 있는 ‘조선민족운동연감’에 나온 한 줄의 기록에 의존한 것에 불과하다”며 “임정이 자체적으로 기념일로 삼았던 4월 11일로 창립기념일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군사와 외교, 임정 관련 국내외 언론보도 등을 정리해 5차에 걸쳐 50권을 발간한 뒤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일반에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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