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제례무 ‘문묘일무’ 원형과 달라”

  • 입력 2005년 12월 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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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석전대제에서 거행되는 문묘일무(文廟佾舞). 이 춤이 전통적 춤 원형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성균관 석전대제에서 거행되는 문묘일무(文廟佾舞). 이 춤이 전통적 춤 원형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봄가을 일 년에 두 번 거행되는 성균관 석전대제(釋奠大祭·공자와 그 제자들 및 한국의 유교 성현들에게 지내는 제사로 중요무형문화재 85호)에서 추는 유교의 전통 제례무(祭禮舞)인 문묘일무(文廟佾舞)가 전통적인 춤 원형에서 크게 벗어나 변질된 것으로 밝혀졌다.

임학선 성균관대 무용과 교수는 2일 오후 1시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제4차 문묘일무의 원형 복원을 위한 학술시연’에서 발표할 예정인 ‘문묘일무의 어제와 오늘’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현행 문묘일무는 춤추는 방향이 달라지고 동작도 잘못돼 천지인(天地人) 합일과 음양(陰陽)의 조화란 춤의 기본 의미와 상징성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문묘일무는 앞으로 세 발짝 걸어 나아가고 뒤로 세 번 물러나는 ‘삼진 삼퇴(三進 三退)’와 세 번 읍하고 사하며 겸하는 ‘삼읍 삼사 삼겸(三揖 三辭 三謙)’의 춤 구조를 이루어 공경 사양 겸손을 상징하는 것이 특징인데 현행 춤은 잘못 전승돼 제자리에서 추는 춤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국악전집’ ‘석전대제’ ‘반궁예악서(…宮禮樂書)’ 등을 비교 연구한 결과 현행 96개 동작 중 93개가 틀렸다고 주장했다.

현행 문묘일무는 1980년 ‘반궁예악서’ 등을 근거로 복원했으나 복원과정에서 문헌자료를 제대로 고증하지 않은 데다 춤 술어를 임의로 해석해 엉뚱한 모습으로 재구성했다는 것이 임 교수의 설명이다.

또 현행 춤은 약(약·피리)과 적(翟·꿩 깃털)을 간척(干戚·방패와 도끼)으로 잘못 해석해 무공(武功)을 상징하는 무무(武舞)를 문무(文舞)로 바꾸어 무무의 위엄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병철(청주대 교수) 성균관 교육원장은 “고증과 토의를 통해 석전의 원형이 복원돼야 한국 석전에 대한 중국의 시비가 없어져 석전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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