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박물관, 4만5000년전 30대 남성모습 복원

  • 입력 2005년 10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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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만5000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구석기인의 모습을 재현한 청동상. 지금의 북한 땅인 평남 상원군 용곡리에서 발굴된 인골을 참고 삼아 만들었다. 사진 제공 충북대박물관
약 4만5000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구석기인의 모습을 재현한 청동상. 지금의 북한 땅인 평남 상원군 용곡리에서 발굴된 인골을 참고 삼아 만들었다. 사진 제공 충북대박물관
약 4만5000년 전 현재의 북한 땅인 평남 상원군 용곡리 일대에 살았던 후기 구석기인의 모습이 복원됐다.

충북대 박물관은 “용곡리 출토 인골을 토대로 당시 구석기인의 모습을 복원해 이를 청동상으로 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복원된 구석기인은 ‘용곡사람’으로 명명됐다. 이 인골은 1981년 북한의 김일성대 발굴단이 용곡리의 구석기 동굴에서 찾아낸 것. 4개의 머리뼈를 비롯해 턱뼈, 팔뼈, 등뼈, 골반뼈, 넓적다리뼈 등 모두 10명의 것으로 추정되는 30개의 뼈가 발견됐다.

복원 작업은 올해 8월 시작됐다. 북한이 이미 프랑스 고인류연구소에 이들 뼈의 복제품을 제공한 상태에서 충북대 박물관이 북한의 동의를 얻어 그 가운데 머리뼈와 허벅지뼈 등 9점의 뼈 복제품을 받아온 것. 이에 대한 보답으로 충북대 박물관은 충북 청원군 두루봉동굴에서 발굴한 약 4만 년 전의 후기 구석기 어린이 뼈의 복제품을 프랑스에 제공했다.

북한과 프랑스의 연구에 따르면 이 용곡사람은 35세의 남성으로, 키는 160cm 정도. 복원을 맡은 박선주(형질인류학) 충북대 교수는 “머리뼈를 보면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로 분류되며 머리 앞쪽이 좁고 뒤쪽이 넓은 계란형으로 전형적인 후기 구석기인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용곡사람은 한반도에 살았던 한국인의 조상이 된다.

이융조(구석기 고고학) 충북대 교수는 “이번 작업은 북한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우리가 복원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충북대 박물관은 1998년에도 청원 두루봉동굴에서 발굴된 인골을 토대로 약 4만 년 전 구석기시대 어린이(‘흥수아이’로 명명)의 모습을 복원한 바 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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