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성악가의 대향연…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 입력 2005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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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공연된 ‘안드레아 셰니에’의 한 장면. 사진 제공 예술의전당
1989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공연된 ‘안드레아 셰니에’의 한 장면. 사진 제공 예술의전당
1994년 개봉한 영화 ‘필라델피아’에서 에이즈에 걸려 죽어가던 톰 행크스가 흑인 변호사(덴절 워싱턴)에게 들려주던 마리아 칼라스의 호소력 짙은 아리아를 기억하시는지? 아니면 현대카드 CF에서 염정아와 장진영이 마주보며 고함지를 때 들리는 음악은?

두 장면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곡은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3막의 ‘어머니는 돌아가시고’라는 아리아. 이탈리아 작곡가 움베르토 조르다노(1867∼1948)가 훗날 태어날 칼라스를 위해 작곡한 곡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칼라스의 가슴 저미는 노래로 유명하다.

28∼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13년 만에 국내 공연되는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 대혁명기에 32세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인물인 시인 앙드레 셰니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르다노가 작곡해 1896년 초연된 이 오페라는 19세기 후반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베리즈모(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이다. 신화와 상징으로 가득 찼던 기존 오페라와 달리 리얼리즘 문학의 영향으로 뛰어난 극적 구성력이 음악에도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 ‘어느 날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등 아리아는 아름답지만 고난도 발성과 기교 때문에 부를 수 있는 성악가가 많지 않아 최근에는 자주 공연되지 않는다.

1992년 공연에 이어 다시 내한해 지휘하는 이탈리아 지휘자 자코모 자니(73)는 “1950∼70년대 오페라의 전성기에는 칼라스 등 사실주의 기법으로 노래할 수 있는 성악가들이 많아 하루저녁에 이탈리아의 10개 극장에서 ‘안드레아 셰니에’를 동시 공연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요즘에는 한 개 극장에서 공연하려 해도 가수 모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셰니에 역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테너 김남두와 이정원이 캐스팅됐다. 여주인공 막달레나 역에는 김향란과 이지연, 연적 제라르 역에는 바리톤 한명원과 박경종이 출연한다. 2만∼9만 원. 02-580-130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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