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한국의 미를 다시 읽는다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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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를 다시 읽는다/권영필 외 지음/332쪽·2만 원·돌베개

익살과 해학의 미(美), 자연의 미, 비애의 미, 선(線)의 미….

한국 고유의 미, 한국미의 정체성은 과연 무엇인가.

나아가 이런 질문도 가능하다. 한국의 미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한두 단어로 요약이 가능한 것인가. 존재하지 않는 한국미의 정체성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 이 같은 질문은 어쩌면 대답이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로 인해 더욱더 매력적인 탐구 대상이 된다는 역설도 가능하다.

이 책은 20세기 초부터 한국미의 정체성을 탐구했던 국내외 미술사학자 12명의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일종의 한국미론 연구사라고 할 수 있다.

소개된 학자들을 보면 최초로 한국미술통사를 집필한 독일의 안드레 에카르트(1884∼1971), 최초의 한국인 미술사학자였던 고유섭(1905∼1944), 한국미를 비애의 미로 규정했던 일본의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1889∼1961), 한국미의 자주성을 강조하면서 한국미술사를 대중화했던 김용준(1904∼1967),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민족주의 미술론을 펼쳤던 윤희순(1902∼1947), 아름다운 언어로 한국미를 재발견했던 최순우(1916∼1984), 한국미를 자연미로 규정한 고고미술사학계의 태두 김원용(1922∼1993) 등.

이들의 견해에 대한 필자들의 평가는 대체로 신중하다. 필자들은 또 한국미를 성급하게 규정하려는 태도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미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추상적일 수 있다. 따라서 한국미를 연구하려면 미술 자체에 국한되지 말고 민속학적 인류학적 접근도 필요하다. 언어의 유희에 빠지지 말고, 좀 더 심층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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