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51>貝(조개 패)

  • 입력 200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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貝는 껍데기를 양쪽으로 벌린 조개를 그렸다. 금문에 들어 아래로 세로획이 둘 더해졌는데, 이를 두고 조개를 꿰어 놓은 줄이라고도 하지만 조개의 입수관과 출수관으로 보인다.

조개는 고대인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지만, 일찍부터 화폐로도 사용되었다. 그래서 貝는 ‘조개’ 외에 화폐, 재산, 부, 상행위 등과 관련된 의미를 가진다.

먼저, 貨(재화 화)는 필요한 물품으로 바꿀(化·화) 수 있는 화폐(貝)를, 貫(꿸 관)은 조개화폐(貝)를 꿰어 놓은(X·관) 모습이다.

둘째, 화폐는 상행위의 중요 수단이었다. 買(살 매)는 그물(망·망·망)로 조개(貝)를 잡는 모습에서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음을, 여기에 出(날 출)이 더해진 賣(팔 매)는 사들인(買) 것을 내다(出) ‘팖’을, 販(팔 판)은 물건을 팔아 돈(貝)으로 되돌아오게(反·반, 返의 원래 글자) 함을 말한다.

셋째, 화폐는 재산을 대표했고, 재산은 귀천의 상징이었다. 貴(귀할 귀)는 삼태기로 조개(貝) 건져 내는 모습으로부터 많은 조개를 가진 부귀함의 뜻을 그렸다. 賤(천할 천)은 재산(貝)이 얼마 남지 않은((잔,전)·전) 상태를, 貧(가난할 빈)은 재산(貝)을 나눈(分·분) 상태를, 賊(도둑 적)은 원래 貝와 人(사람 인)과 戈(창 과)로 구성되어 무기(戈)로써 사람(人)을 위해하고 재산(貝)을 파괴하는 침입자나 강도를 말한다.

넷째, 예물이나 기부 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賓(손 빈)은 원래 집(면·면) 속에 사람(人)과 발(止·지)을 그려 집으로 오는 ‘손님’을 그렸는데, 방문에는 예물의 지참이 예의였으므로 貝가 더해져 지금의 賓이 되었다.

賀(하례 하) 역시 예물(貝)을 더해(加·가) 축하해 줌을, 贈(보낼 증)은 재물(貝)을 더해(曾·증) 줌을 말한다. 또 賂(뇌물 줄 뇌)는 재물(貝)이 도착함(各·각)을, 賄(뇌물 회)는 재물(貝)을 갖게(有·유) 됨을 말한다.

나머지 貞(곧을 정), 員(수효 원), 則(법칙 칙), 敗(깨뜨릴 패), 具(갖출 구) 등은 모두 貝와 자형이 비슷한 鼎(솥 정)이 잘못 변한 글자들이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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