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고구려의 역사’…발해가 우리역사 될수없는 까닭

  • 입력 2005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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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역사/이종욱 지음/580쪽·2만8900원·김영사

한국고대사에서 주류 학계와 긴장관계를 유지해 온 이종욱 서강대 교수의 고구려사 통사. 이 교수는 이 책에서도 기존 학계의 주장과 차별화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 준다.

이 교수는 고구려가 예맥, 부여, 숙신(말갈), 선비, 거란 등의 다민족으로 형성된 제국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고구려의 왕이 이들 민족이 세운 나라를 일종의 제후국 형태로 통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핵심을 북부여에서 건너 온 부여계와 홀본성(현재의 환런·桓仁)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예맥공동체로 제한한다.

말갈은 고구려 초기 시대부터 포섭됐으나 고구려 지배층은 될 수 없었던 계급적 차별이 존재했다고 본다. 이 때문에 유득공이 ‘발해고’에서 아버지를 말갈족이라고 밝힌 대조영이 세운 발해는 우리 역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이 교수는 우리 학계에서 고구려 초기 정치 체제를 일종의 귀족 연맹인 부(府) 체제로 설명하는 것을 비판한다. 고구려는 초기부터 제후국 형태의 나(那) 또는 나부(那府)가 있었는데 중앙집권화가 이뤄지면서 이들 나부 출신의 지도층이 중앙에 들어와 관료화하는 과정에서 방위에 따라 5부(府)로 나눴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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