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나를 찾아 떠나다]<3>‘위파사나 수행’ 보리수선원

  • 입력 2005년 7월 29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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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보리수선원의 선방에서 수련생들이 걷기 명상을 하고 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26일 오전 보리수선원의 선방에서 수련생들이 걷기 명상을 하고 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오늘날 우리나라 거의 모든 사찰에서 채택하고 있는 불교 수행법은 화두(話頭)를 붙들고 참선하는 간화선(看話禪)이다. 그러나 남방불교에서 전래돼온 위빠사나(Vipassana) 수행법이 최근 국내에 전파되면서 올 여름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위파사나는 ‘세상사에는 영원한 것이 없고 괴로운 일만 있을 뿐인데, 이를 느끼고 아는 몸과 마음 또한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사실(삼법인·三法印)을 깨닫는 일’이다. 우리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관찰하도록 함으로써 집착과 갈애(渴愛)를 없애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게 하는 수행법인 것.

26일 오전 국내의 대표적 위파사나 수행처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보리수선원. 서울시내 중고교 교사 40명이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교원 직무연수의 하나로 위파사나 수행에 여념이 없다. 이 선원을 이끌고 있는 붓다락 키타 스님이 교사들에게 법문을 했다. 스님은 한국인이지만 미얀마에서 출가해 남방불교의 다양한 수행법을 섭렵했다.

“우리 몸을 통해 근심 걱정이나 고통을 소멸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선 내 몸이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내 눈과 코가 내 것입니까? 성냄과 즐거움은 누구의 것입니까? 이것들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조건에 따라 변하는 것이지요. 내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집착이 생기고 괴로움이 오는 겁니다.”

붓다락 키타 스님은 몸을 통한 지혜를 얻기 위해선 몸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수련생들에게 걷기 명상을 권했다. “몸의 움직임에만 마음을 집중해보세요. 자연스럽게 걸으면서 발바닥에 정신을 집중해 방바닥에 닿는 느낌이 어떤지 알아보세요.” 50여 평의 선방에서 수련생들이 눈을 지그시 감고 명상에 잠긴 채 한 발자국씩 뗐다. 30분간의 걷기 명상을 마친 상명여중 김낙영(50) 교사는 “몸의 움직임을 따라 가다 보니 잡념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정신을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위파사나 수행에서 관찰의 대상은 몸에서 시작해 느낌-마음-법으로 확장돼 결국에는 불교의 진리를 깨닫는 길로 나아간다.

이어 수련생들은 명상교육 지도자인 안희영 박사의 가르침에 따라 알아차림(마음 챙기기) 수행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배웠다. 안 박사는 “몸에 어떤 이상이 생기더라도 이를 자각하면 더 큰 병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듯이, 마음의 병도 있는 그대로 관찰하다 보면 이를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안 박사는 ‘통찰명상을 이용한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을 8월 1일부터 8주간의 일정으로 실시한다. 02-517-2841, www.borisu.or.kr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위파사나 수행:

세상사에는 영원한 것이 없고, 이를 느끼고 아는 몸과 마음 또한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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