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이소영표 오페라’는 품질보장 마크

  • 입력 2005년 1월 12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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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연출가 브랜드’ 시대를 개막시킨 이소영 씨. 사진제공 예술의 전당
오페라 ‘연출가 브랜드’ 시대를 개막시킨 이소영 씨. 사진제공 예술의 전당
‘이소영 표 오페라’가 온다.

서울 예술의 전당이 2005년 첫 작품으로 25∼29일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리는 베르디 ‘가면무도회’. 오페라 연출가 이소영 씨(42)가 2001년 같은 무대에서 연출한 ‘가면무도회’의 재공연작이다.

“2001년 공연의 대성공 때문에 재공연 결정을 했지만, 당시의 무대를 믿은 것이 아니라 이 씨의 열정을 믿은 거죠. 리바이벌이라지만 무대나 연출 등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술의 전당 이택주 음악예술감독의 설명이다.

1960, 70년대 이탈리아의 프랑코 제피렐리나 프랑스의 장 피에르 포넬이 오페라 연출을 맡으면 그 자체로 흥행과 공연의 질을 보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한국 오페라계에도 연출가의 이름 하나로 ‘품질 보장’이 되는 연출가 브랜드 시대가 온 셈이다.

“이소영 표라면 쑥스럽고요…최고의 음악가들과 작업할 수 있는 환경 때문이죠. 작업에 들어가면 완전히 몰입해 침식을 잊고 삽니다. 직업인으로 최고의 행복이죠.”

2001년 격찬을 받은 ‘가면무도회’에서 그는 주인공의 덕을 상징하는 태양, 주인공들의 운명을 상징하는 거대한 손가락 등을 무대 곳곳에 장치했다. ‘상징’의 힘이 돋보이는 것은 그의 오페라 연출이 가진 특징 중 하나.

“이번 ‘가면무도회’에서 눈여겨보아 주셨으면 하는 상징은 ‘색상’입니다. 보통 오페라에서 순백은 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주인공 아멜리아의 결백한 마음을 흰색으로 표현하다 마지막 무도회 장면에서 충격적인 ‘빨강’을 폭발시킬 거예요.”

이 씨에게 오페라는 어릴 때부터 생활의 일부였다. 어머니인 소프라노 황영금 씨(74)의 노래는 언제나 그의 주변을 가득 채웠다.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로 날아가 7년 동안 연기와 연출을 공부한 이 씨는 귀국한 뒤 1998년 이후 연출한 작품만 푸치니 ‘라보엠’ ‘마농레스코’ 등 대형 소형 오페라를 합쳐 30여 편에 이른다.

2005년판 ‘가면무도회’는 25∼29일 오후 7시 반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테너 체사레 카타니, 정의근, 소프라노 가브리엘라 모리지, 조경화, 바리톤 강형규, 김영주 씨 등이 출연한다. 2만∼9만 원. 02-580-1300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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