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산 남측구간 종주앞둔 육성철씨 “다음은 북측구간…”

  • 입력 2004년 12월 21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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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 기자
원대연 기자
26일 설악산 향로봉 구간을 넘으면 그는 지난해 10월 지리산에서부터 시작한 백두대간(白頭大幹) 남측구간 종주를 1년 3개월 만에 완료하게 된다. “산은 대자연(大自然)이라는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 유적, 그리고 산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아름답다”고 말하는 그는 국가위원회 육성철(陸盛喆·35·사진) 사무관이다.

그가 산을 동경하기 시작한 것은 연세대 재학 시절 조정래(趙廷來)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접하면서부터. 그는 “지리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아픈 역사’를 읽으면서 소설의 현장에 꼭 가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매년 2, 3차례 혼자 지리산을 찾아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염상진 정하섭 하대치 이현상의 발자취를 찾아다녔다. 언제부터인가 그의 관심은 백두대간으로 넓혀졌다. 1999년부터 백두대간이라는 제목이 들어간 책은 모조리 사서 읽었다고 한다.

그의 이번 백두대간 종주는 글쓰기와 병행하는 작업이다. 한 구간을 2주일 동안 ‘탐사’한 뒤 그 결과를 시사월간지 ‘신동아’에 연재하는 것. 첫 주는 자연을 중심으로 보고, 둘째 주는 산 주변 지역의 문화유산이나 역사를 탐구하는 형식으로 백두대간을 분석하고 있다.

2차 도전을 준비 중이다. 백두대간 북측 구간에 관한 자료를 수집 분석하며, 그 종주가 실현될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곳곳에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고 우상화를 위한 선전문구가 새겨진 것이 북측 백두대간의 현실이지만 그나마 남측처럼 무분별한 자연파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다행입니다.”

혼자 산에 오르던 그에게 최근 파트너가 하나 생겼다. 다섯 살배기 아들 청호(靑浩)가 혼자 힘으로 지리산 노고단과 태백산에 오른 것. 그 아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우리 세대에겐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도 백두대간의 지금 모습을 그대로 누릴 수 있도록 작은 노력이라도 보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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