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가곡의 女帝’ 보니 14일 네번째 한국무대

  • 입력 2004년 9월 10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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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의 뉘앙스를 적절히 살리는 깊이 있는 해석과 순수한 음성을 자랑하며 ‘현역 예술가곡의 여제’로 불리는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 -사진제공 크레디아
가사의 뉘앙스를 적절히 살리는 깊이 있는 해석과 순수한 음성을 자랑하며 ‘현역 예술가곡의 여제’로 불리는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 -사진제공 크레디아
현역 세계 예술 가곡계의 여제(女帝),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48)가 온다. 1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네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1997년 3월 처음 서울을 찾은 그는 “서늘한 나라가 좋아요. 한국은 항상 시원한가요?”라고 물었다. 기자는 “하늘이 푸른 9월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그 뒤 1998, 2000년…. 한국 팬들은 세 번째로 그의 모습을 9월에 보게 된다.

●왜 가곡 여제인가

보니는 ‘깃털처럼 가벼운 목소리로 샘물같이 맑은 소리의 이미지를 길어 내는 가수’로 평가된다. 독일어 프랑스어 등을 완벽히 구사하는 그는 노래하는 작품마다 단어 하나하나의 뉘앙스, 모음과 자음의 독특한 색깔을 여지없이 짚어 낸다.

슈만 가곡집, 스칸디나비아 가곡집 등 그의 음반 하나하나가 기존 명 음반의 권위를 퇴색시키는 ‘현대의 고전’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면모는 무대에서 보다 투명하게 드러난다. 희망과 실망, 기쁨과 분노를 표현하는 눈빛과 제스처가 시의 텍스트를 한결 가깝게 다가오게 만든다.

●벨 에포크 시대의 노래들

이번에 부를 레퍼토리는 ‘세레나데’ 등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과 리스트의 가곡, 호이베르거 ‘비밀의 방으로’ 등 빈 오페레타 풍의 가곡들. 19세기의 농익은 시민문화가 이상(異常) 발효하기 직전의 황홀한 향취를 내뿜던 벨 에포크(belle ´epoque)시대의 산물이다. 음표 하나하나마다 허물어질 듯 감각적이고 탐미적인 이 노래들이 섬세한 표현에 능한 보니의 노래 결에 실린다.

●“나, 양키예요.”

보니의 주 활동무대는 유럽.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수학했고 지금은 런던에 살고 있다. 금발과 파란 눈, 큰 키의 북유럽 용모에다 서늘함을 좋아하는 취향 때문에 종종 ‘스칸디나비아인’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 뉴저지주 출신으로 뉴햄프셔에서 공부하기도 했던 그는 틈날 때마다 “나 ‘양키’예요”라고 설명한다.

1997년 그의 첫 내한 무대는 유료관객 500명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객석의 따뜻한 반응에 감동한 보니는 이듬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출시된 새 음반 ‘포트레이트(portrait)’에 김규환 ‘님이 오시는지’, 김효근 ‘눈’ 등 한국 가곡 다섯 곡을 담았다. 그가 노래하는 한국 가곡은 한국인 못지않은 발음과 정교한 뉘앙스 해석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의 공연을 주최해 온 정재옥 크레디아 대표는 “보니가 한국 쪽의 공연 제안이 있으면 모든 스케줄을 이에 맞출 정도로 한국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3만∼10만원. 02-751-9606∼1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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