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세계 性문화전]‘이불속 性, 그 잠을 깨다’

  • 입력 2004년 5월 31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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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관에 전시된 여인누드[동아닷컴]
유럽관에 전시된 여인누드[동아닷컴]
'이불속 성(性)담론은 이제 그만….'

그동안 은밀하고도 부끄러운 것으로 치부돼 왔던 '성(性)에 대한 이야기'가 모처럼 양지로 나와 기지개를 켰다.

컬렉션 업체 ㈜솔로몬의 김민석 대표가 지난 20여년간 60개국에서 수집한 1000여점의 애장품을 공개 전시한 ‘세계性문화전’(5월 26일~7월 6일)이 바로 그것.

서울 여의도 63빌딩 1층 이벤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인류문명과 함께 해 온 '성'의 실체를 한자리에서 느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대륙별로 전시관이 마련됐으며 19세 이상만 관람 가능한 성인전용관도 있다.

동아닷컴은 아프리카 겔레데 부족의 다산 기원 마스크, 유럽의 정조대 사진, 위트와 해학이 돋보이는 '응큼한 개구리'삽화와 '섹시한 마릴린 몬로' 인형, 일본의 춘화등 주요 작품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이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19세기 프랑스의 악마모양 인장과 콩고의 목침, 아프리카 요루바 부족의 겔레데 마스크 등 용도를 쉽게 알 수 없는 전시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악마를 숭배하는 흑마술의 영향을 받은 귀족가의 인장으로 남성의 성기를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왼쪽) 아프리카 콩고 지역의 여인이 조각된 목침(오른쪽)


나이지리아 요루바 부족의 겔레데 마스크(오른쪽 사진)는 임신한 여인의 몸체를 본떠 만든 가면으로 성인식때 남자가 착용하고 강렬한 춤을 춘다고 한다. 다산을 상징하고 있으며 가면의 배를 만지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도 함께 전해져 온다.

도망방지보다는 성적 쾌락에 더 큰 목적이 있었다는 전족(왼쪽 사진). 전족의 꺾어진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 사이의 깊은 구멍속에 건포도 등을 넣고 혀로 빼먹으며 성적흥분을 유발시켰다고 한다.



여성 억압의 상징인 유럽의 정조대(위 사진). 정조대는 열쇠 장치가 달린 가리개 모양으로 열쇠는 가까운 친지나 친구에게 맡겼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경우도 많이 발생했다고. 우울증을 못이긴 귀부인들의 투신자살이 속출했다고 한다.


좁은 나라에서 난잡한 성행각이 소문 날까 두려워 상류층이 썼다는 베네치아 가면(위 사진). 카사노바나 바람난 귀부인이 얼굴을 가리기 위해 썼다고 한다.

▽웃음을 자아내는 유쾌한 상상력▽

유럽관 통로에서 만나게 되는 ‘응큼한 개구리’삽화와 ‘섹시한 마릴린 몬로’(아래 사진)인형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이내 웃음을 끌어낸다.


관람객들은 섹시한 몬로의 자태를 보기위해 바람이 나오길 기다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 성(性)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용감한’ 시도▽

임재구(45·방배동)씨는 “성(性)에 대한 담론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낸 좋은 기회”였다며 “조금 더 일찍 이런 전시회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병우(23)씨는 “성인전용관에 들어가고 나서야 성(性)문화전 임을 알 수 있었다”며 “성인전용관을 더 확대 개방해도 무방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관람객들은 이 전시회에 대해 "인류문명과 함께 해온 성(性)의 실체를 한 자리에서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이자 성(性)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용감한’ 시도"라며 후한 점수를 줬다.

☞더 많은 사진보기: '세계性문화전'

이유나 동아닷컴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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