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책 쓰는 보통사람들/책을 내고 싶다면…

  • 입력 2004년 5월 13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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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이 책을 내는 것은 자신이 모든 비용을 대는 자비 출판이 아닌 한 대단한 행운이라고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이렇게 본다면 이의용, 이순우, 김동훈씨는 행운아다. 이들의 경험과 출판사 ‘마음산책’의 정은숙 주간을 통해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평범한 직장인이 책을 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출판사와 인맥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순우씨는 문화재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목원대 건축학과 김정동 교수와 자주 교류했다. 김 교수의 오류를 지적하기도 하고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도 하면서 인간적인 관계를 맺었다. 나중에 김 교수는 이씨에게 책을 낼 것을 권유하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출판사를 소개해줬다.

이씨처럼 김 교수와 같은 중개자를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직접 출판사와 접촉해야 한다. 이때는 자신이 쓴 원고의 성격에 맞는 출판사를 선정해야 한다. 무작정 아무 출판사에나 원고를 보내서는 편집자의 눈에 들기 어렵다. 출판사에 이렇게 쏟아지는 원고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대형 출판사에는 하루 300건 정도가 들어와서 이런 원고만 정리하는 담당직원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이의용씨는 “어느 출판사가 어느 종류의 책을 잘 내는지는 대형서점 매장 직원에게 물어봐도 안다. 아니면 서점에서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코너만 죽 둘러봐도 어느 출판사가 어떤 책을 얼마나 냈는지 알 수 있다”고 조언한다.

원고를 보낼 때는 자신의 원고가 어떤 내용이며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정리한 시놉시스(synopsis)를 잘 쓰는 것이 좋다. 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왜 이런 글을 쓸 만한지, 원고를 쓰게 된 동기와 상황은 무엇인지, 왜 지금 이 출판사에서 책으로 나와야 하는지 등을 정리한 자기소개 역시 충실히 써야 한다. 자기소개를 보고 저자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경우가 있다. 과장하지 말아야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겸손할 필요는 없다.

원고를 보낸 출판사에서 단번에 책을 내자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출판사가 원고에 대해 몇 가지 지적하는 답신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대개 그 지적이 옳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그런 내용으로 보완을 해서 거듭 보내다 보면 책을 낼 수도 있다.

김동훈씨는 “아무래도 시장을 잘 아는 출판 전문가들이 원고를 다듬는 것에 고집을 부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출판사와 계속 논의를 하면서 저자와 독자의 생각을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글을 각종 매체나 인터넷 등에 꾸준히 실어서 지명도를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출판사는 기획을 할 때 각종 매체에 글을 싣거나 이름이 언급된 사람을 필자로 삼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원고에 대한 확신이 있고 돈이 있다면 자비 출판을 하는 것도 괜찮다. 좋은 책이라는 소문이 돌면 출판사에서 다음 책을 계약하자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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