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28일 재개관…로비 벽 박쥐무늬 화재

  • 입력 2004년 2월 23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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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관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 박쥐 모양의 장식 수십장이 붙어있다. 유윤종기자
재개관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 박쥐 모양의 장식 수십장이 붙어있다. 유윤종기자
“웬 박쥐무늬죠?”

1978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당시 대강당) 개관 이후 음악팬들이 로비의 벽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던 말이다. 이 곳에는 수십 장에 이르는 박쥐무늬의 청동판 장식이 붙어 있었다.

“박쥐는 지조 없는 동물인데, 왜 붙여놨는지 모르겠다”는 관객도 많았다. “소리에 민감한 동물이기에 음악 공연장을 상징하는 것”이라는 엉뚱한 해석도 있었고, “개관기념 축제 때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 요한 시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와 연관 있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번에 새로 단장하면서 이 ‘박쥐’를 더욱 또렷하게 부각시켰다. 짙은 갈색 바탕에 황금색으로 박쥐무늬를 더욱 선명하게 했다. 왜 공연장에 ‘박쥐’ 무늬일까.

“한국 고전에 박쥐는 복을 주고 화재를 막아주는 영물로 나옵니다. 71년 옛 시민회관이 화재로 불 타버린 자리에 세종문화회관을 지으면서 화재를 막아달라는 뜻에서 박쥐무늬를 붙였지요.”(세종문화회관 홍보팀 김아림씨)

박쥐연구가 손성원 교수(경남대 생명과학부)는 “동양문화권에서 박쥐는 행복과 장수의 상징으로 조선후기에 박쥐 문양을 넣은 가구와 옷이 널리 퍼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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