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구려 고분 세계유산 등재 심사…국제유적協 운영위 개막

  • 입력 2004년 1월 16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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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 내 고구려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심사할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운영위원회가 16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막됐다.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ICOMOS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 내 63개 고구려 고분군(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안(集安) 등의 고구려 유적도 함께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는 각국이 등재를 신청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심사해 △등재(to be inscribed) △보류(to be deferred) △반환(to be referred) △등재불가(not to be inscribed) 등의 권고안을 WHC에 제출할 예정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6월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열리는 28차 WHC 총회에서 확정되는데, 큰 변수가 없는 한 전문가 집단인 ICOMOS의 권고안을 받아들인다.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중국이 등재 신청서류에 자국 내 고구려 유적을 중국 문화유산으로 단정하거나 한민족과의 관련성을 배제하는 서술을 넣는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 참관차 파리에 머물고 있는 이융조 ICOMOS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ICOMOS가 중국 내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것과 고구려 유적을 남긴 주체가 중국민족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2002년 1월 고구려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으나 보존 관리상의 문제와 중국 내 고구려 유적과의 비교연구 필요성 등이 제기돼 지난해 7월 파리에서 열린 27차 WHC 총회에서 등재가 보류됐었다.

:세계유산: 유네스코는 1972년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을 제정했다. 협약에 따라 문화유산, 자연유산, 둘의 성격이 혼재된 혼합유산을 지정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29개국 754개 유산(문화 582, 자연 149, 혼합 23)이 등재돼 있다. 유럽이 전체 등재건수의 절반을 차지하며 중국은 29개, 인도도 24개를 등재했다. 한국은 화성 창덕궁 고인돌 경주역사지구 등 7개를 등재했다. 북한은 98년에 가입했으나 아직 등재 유산이 없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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