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고학연구소 "금관가야 때 토성 발굴"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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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여년 전 금관가야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토성(土城) 일부가 발굴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남 김해시와 사단법인 경남고고학연구소(소장 최종규)는 김해시 봉황동 유적발굴현장에서 4~5세기 금관가야 최고 지배계층의 거주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성을 발굴했다고 14일 밝혔다.

발굴팀은 이번에 발굴된 토성은 가야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며 상단너비 16.5m, 하단너비 22m, 남아있는 성의 높이 2.8m의 성곽규모로 백제의 풍납토성과 신라의 반월성에 비견될 만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토성은 2단으로 축조된 성벽 내 외부에 석축을 쌓고 돌 사이에 점토를 발라 밀봉한 뒤 성벽 몸통 부분에 직경 20~30㎝의 통나무를 박는 등의 축조기법을 그대로 보여줘 가야시대의 우수한 토목기술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굴팀은 이 토성은 금관가야 지배계층의 주거지가 발굴된 봉황동유적(사적 제2호)의 동쪽 기슭에 있고 가야왕궁이 있었다고 기록된 비석이 있는 지역을 둘러싸고 축조된 점 등으로 미뤄 금관가야의 궁궐과 전각(殿閣) 등의 외곽에 쌓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수로왕이 신답평 일대(현재 봉황동)에 나성(羅城)을 건립했다는 기록이 나오는 점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발굴팀은 설명했다.

발굴팀 관계자는 "왕릉과 함께 왕족이 살았던 지역의 외곽방어용 성곽으로 추정되는 이 토성은 국가를 구성했던 중요한 증거이며 당시 성곽을 쌓아야하는 국제정세도 알 수 있는 등 가야사를 밝힐 획기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굴팀은 15일 오후 2시 토성발굴현장에서 관련학자 및 시민을 대상으로 토성발굴현장 공개 및 발굴성과에 대한 설명회를 가진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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