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옛길]가다 보면 길이 뚝…끊어진 길 다시 찾는 재미

  • 입력 2003년 9월 10일 14시 19분


코멘트
곧게 뻗은 소나무가 울창한 한계령 옛길. 한계령 옛길과 마주치는 한계천.
곧게 뻗은 소나무가 울창한 한계령 옛길. 한계령 옛길과 마주치는 한계천.
한계령 옛길은 원통장과 양양장을 이어주던 길이다. 전국의 장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팔던 행상인의 일종인 ‘선질꾼’들이 양양장을 출발해 한계령을 넘나들며 주로 이용했다. 옛길은 44번 국도 건설로 여러 군데 끊어져 있고 인적이 드물어 유실된 부분도 적지 않다. 옛길은 크게 두 구간으로 나뉜다. 첫번째는 한계령 쇠리마을에서 장수대휴게소까지 구간이며 두 번째는 장수대휴게소에서 다시 한계령휴게소까지 구간이다. 하지만 첫번째 길은 44번 국도와 거의 일치한다. 한계령 도로가 개설되면서 옛길이 고스란히 도로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두 번째 구간에서는 옛길의 정취를 발견할 수 있다. 장수대휴게소 내부로 들어가면 500평 정도 되는 널찍한 야영장이 있는데 이승만 대통령 시절 전방 군인들이 이곳에 와서 휴양을 하기 시작하면서 ‘장수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야영장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이 옛길의 시작 지점이다.

초입은 비교적 잘 정돈되어 있고 길을 따라 흐르는 한계천의 물 흐름이 시원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다. 하지만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이내 길의 흔적이 사라져 당황하게 된다. 다행히 마을사람들로부터 “전신주를 따라가면 된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간신히 길을 이어갈 수 있었다. 2시간 가량 4km 정도를 따라가면 한계령휴게소가 나타난다. 주의할점은 마지막 10분 정도의 구간. 갑자기 길이 사라져 옆에 있는 계곡을 타고 싶은 충동이 생길 수도 있지만 가파른 비탈길을 곧장 따라 올라가야 한계령휴게소에 도달한다. 옛길도 정취를 간직하고 있지만 장수대까지 찾아가는 44번 국도의 풍경도 너무나 아름답다. 가로수가 높게 솟아 있어 마치 꿈길을 달리는 듯한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이곳 인근에서 별미를 맛보기는 힘들다. 도시락을 싸 가거나 식도락가라면 한계령 가는 곳곳에 있는 토속음식점에서 미리 식사를 해결하는 게 좋을 듯하다.

■ 글·사진/ 이남훈 프리랜서

◈ Tips

- 교통: 승용차로는 44번 국도를 타고 인제읍내로 들어가지 말고 바로 한계령 쪽으로 가야 한다. ‘한계령 전 마지막 SK주요소’라는 표지를 지나면 바로 쇠리마을. 버스로는 인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 용대리행 시내버스를 타면 장수대휴게소(033-463-4837)에 도착한다.

- 숙박·먹을거리: 쇠리마을과 장수대휴게소 마을 내에 내설악쉼터(033-463-3772) 등 여러 곳이 있다. 민박집의 소박한 식사와 휴게소 안에 설치되어 있는 매점 및 식당에 있는 먹을거리가 전부.

- 볼거리: 장수대휴게소 직전 소공원 건너편에 석황사터가 있다. ‘장수대 푯돌’이 있는 이곳이 옛길의 출발지. 휴게소 맞은편 등산로를 따라가면 내설악 첫 고개인 대승령이 나온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