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첼리-뭉크-테레사-카뮈…그들의 내면세계를 만난다

  • 입력 2003년 5월 30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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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음악. 에드바르드 뭉크. 가난한 마음 마더 테라사. 카뮈를 위한 변명
침묵의 음악. 에드바르드 뭉크. 가난한 마음 마더 테라사. 카뮈를 위한 변명

인물 평전과 전기가 봇물처럼 출간되고 있다.

이번주만 해도 ‘안드레아 보첼리-침묵의 음악’ ‘에드바르드 뭉크’ ‘가난한 마음 마더 테레사’ ‘카뮈를 위한 변명’ 등 여러 종류의 인물 평전이 나왔다.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는 “사회가 거대하고 복잡해질수록 독자들이 사건보다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는 것 같다”며 “과거엔 평전 전기 등을 내는 출판사가 정해져 있다시피 했지만 이젠 거의 모든 출판사가 인물 평전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물 전기와 평전이 안정적으로 팔리고 시의성을 타지 않는 점도 출판사로서는 매력이라고 한다.

▽침묵의 음악(황금가지)=‘타임 투 세이 굿바이’ ‘소뇨’ 등으로 유명한 안드레아 보첼리가 직접 쓴 자서전. 자서전이지만 본인은 이름을 ‘아모스’로 바꾸는 등 주위 사람들의 실명을 쓰지 않고 객관적으로 기술했다. 12세 때 시력을 잃은 그는 한때 변호사의 길을 걷기도 했으나 프랑코 코렐리의 문하생으로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으며 성악가로 변신했다. 산레모 가요제 우승을 계기로 이름을 알렸으며 1995년 음반 ‘보첼리’가 이탈리아에서만 100만장이 팔리는 빅 히트를 하면서 유명해졌다. 이 자서전은 과거 어려웠던 시절의 고생보다는 신체장애를 가진 청년이 어떻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길을 헤쳐 나갔는지를 잔잔히 서술하고 있다. 그 노력은 주케로와의 순회공연에서 결실을 맺어 한 신문이 ‘보첼리, 파바로티를 잊게 하다’는 제목을 썼을 정도로 스타로 떠올랐다.

▽에드바르드 뭉크(눈빛)=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 화가이며 작품 ‘절규’로 유명한 에드바르드 뭉크(1863∼1944)의 전기 역시 1922년부터 그의 에이전트로 작품의 판매와 전시를 도왔던 롤프 스테너센이 뭉크의 일생을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 뭉크는 사랑 불안 고통 죽음 등 인간의 근본적 내면세계를 시각화해 고갱 고흐 호들러와 함께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꼽힌다. 뭉크는 지독한 대인공포증에 시달리며 독신으로 살아갔다. 스테너센은 평생 죽음의 그림자에 대해 두려워한 뭉크의 인간적인 모습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고 묘사했다. 특히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저자는 뭉크가 그린 풍경화의 특성, 변형화를 제작한 동기 등을 수많은 일화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가난한 마음 마더 테레사(생각의나무)=힌두교도 나빈 차울라가 쓴 평전. 마더 테레사가 생전에 유일하게 인정한 자신의 전기다. 20년 넘게 마더 테레사와 알고 지내며 같이 활동한 차울라씨는 마더 테레사의 소박한 성품과 실천적인 믿음을 잘 이해한 인물. 마더 테레사가 남긴 기록과 편지, 자신과의 대화 내용,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 노벨평화상 수상 수락연설 등 모든 자료를 동원해 입체적으로 마더 테레사의 내면세계와 활동을 전하고 있다. 인도의 저명한 사진작가 라구 라이의 생생한 사진이 책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카뮈를 위한 변명(우물이있는집)=영남대 법학과 박홍규 교수가 ‘카뮈’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목적으로 쓴 전기. 카뮈의 명성에만 취해 있지 말고 카뮈의 실체를 보자는 것이다. 그의 삶을 연대별로 정리했지만 보다 초점을 맞춘 것은 그가 전체주의 국가주의에 반대한 자유인이라는 사실. ‘정의’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권위와 폭력을 반대하고 보편적인 인간 가치에 대한 믿음을 통한 인권의 정치를 주장한 그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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