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549>電 擊(전격)

  • 입력 2003년 3월 2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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電 擊(전격)

電-번개 전 擊-칠 격 轟-울릴 굉

閃-번쩍할 섬 充-채울 충 滅-죽일 멸

한자 雨는 하늘(一)에서 비가 주룩 주룩 내리고 있는 모습에서 만든 글자로 ‘비’를 뜻한다. 그런데 여러가지 기후형태 중 농작물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은 비였으므로 한자에서 雨는 곧 ‘기후’를 대표하며 雨로 이루어진 글자는 모두 날씨나 기후와 관계가 있다. 雲(구름 운), 霜(서리 상), 霧(안개 무), 雷(천둥 뢰), 霹靂(벽력) 등.

電은 雨와 申(신)의 결합이다. 여기서 申은 ‘번쩍!’ 하고 번개가 치고 난 직후의 모습이다. 엄청난 轟音(굉음)과 함께 사방으로 閃光(섬광)이 뻗치는 모습을 본딴 것이다. 따라서 電의 뜻은 ‘번개’다. 번개는 일종의 전기적인 현상이므로 電은 ‘電氣’(전기)를 뜻하기도 한다. 電球(전구), 電算(전산), 電線(전선), 發電(발전), 充電(충전) 등 많다.

擊은 손(手)에 창이나 막대기 따위(수)를 잡고 굴대의 수레 바퀴를(車) ‘툭! 툭!’ 때리는 모습이다. 바퀴의 간격이나 굴대를 조절하기 위해서인데 후에는 모든 치는 동작을 擊이라고 했다. 따라서 擊의 본뜻은 ‘치다’가 된다. 擊滅(격멸), 擊墜(격추), 擊沈(격침), 擊退(격퇴), 擊破(격파), 攻擊(공격), 襲擊(습격), 打擊(타격), 爆擊(폭격)이 있다.

곧 電擊이라면 ‘번개가 내리치는 것’을 뜻한다. 번개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하며 이 때 엄청난 轟音과 함께 閃光이 따른다. 그래서 電擊이라면 번개처럼 순식간에 쳐들어가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殷(은)의 마지막 왕이었던 紂(주)는 희대의 폭군이었다. 그를 치기 위해 일어난 사람이 姬發(희발)이었다. 양측 군사는 牧野(목야)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였다.

당시 姬發의 군사는 紂王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發은 戎車(융거)라고 하는 신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일종의 가벼운 戰車(전차)로서 기동성이 뛰어났다. 발은 戎車를 이용하여 종횡무진 적진을 유린하였다.

그 결과 紂王의 군사는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기 시작했다. 서로 밟고 밟히는 가운데 피는 내를 만들고 시체는 산을 이루었다. 마침내 紂王의 군사는 단 한 나절만에 潰滅(궤멸)되고 말았다.

六韜三略(육도삼략)에서는 그것을 두고 ‘電擊戰’이라고 표현했다. 최초의 電擊戰인 셈이다. 후에 姬發이 紂王의 殷을 멸망시키고 周(주)를 세우니 이가 바로 武王(무왕)이다. 그렇다면 周나라는 電擊戰의 결과로 태어난 王朝가 아닐까.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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