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美대통령 11명 리더십 분석프로 방영

  • 입력 2003년 1월 28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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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이후 새 시대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21세기형 지도자의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대통령제를 세계 최초로 시작한 미국의 경우 대통령들은 격변하는 역사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EBS는 다음달 3∼20일 ‘미국사를 통해 본 대통령의 리더십’(월∼목 밤 10시)에서 대통령 11명의 리더십을 분석해 성공한 대통령의 길을 짚는다. 강사는 이화여대 사학과 조지형 교수로 그는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미국 법제사를 전공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지 워싱턴의 업적은 민주주의 국가 기반을 확립한 데 있다. 1789년 초대 대통령에 오른 그는 자신을 왕으로 추대하고 군주제로 돌아가려는 일단의 움직임을 물리쳤다. 그는 1796년 3선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나 물러났다. 그는 인간의 권리를 보장하며 혈통에 의해 계승되지 않는 지배 체제는 공화정뿐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실현한 것이다.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20세기까지 미국 정치의 핵심 이데올로기였던 ‘작은 정부’의 이념적 기반을 확립했다. 연방 정부의 힘이 클수록 국민의 자유는 침해당할 수밖에 없으므로 주(州)정부가 정치를 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은 제퍼슨의 철학을 계승해 “미국은 국내적으로 대통령 없이도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천명하면서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연방정부의 권한 확대에 제동을 걸었다.

조지워싱턴,토머스 제퍼슨,프랭클린 루즈벨트(왼쪽부터)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통령에 오른 앤드루 잭슨은 ‘보통 사람의 시대’를 열었다. 이전까지 대통령은 모두 귀족 출신이었다. 잭슨의 당선은 중서부 지역이 개척되면서 자유정신이 전파되고 재산에 관계없이 모든 백인 성인 남성에게 선거권이 주어진 결과였다. 또 의회가 아닌 일반 유권자가 대통령 선거인을 선출하는 방식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미국에는 본격적인 민주주의 시대가 열렸고 지역주의가 출현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남긴 업적이 대의명분을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흔히 ‘남북전쟁=노예해방전쟁’으로 불리지만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16대)은 인도주의적 이유가 아니라 남북전쟁의 전략의 일환으로 노예를 해방시켰다. 공화당 출신의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남부에서는 연방을 탈퇴하는 주가 속출했다. 링컨은 대통령에 취임하자 “나의 목표는 연방을 유지하는 것이지 노예제도 타파는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미국 대통령의 업적을 검토하면서 한국의 대통령 당선자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점을 두 가지 들었다.

앤드루 잭슨,에이브러햄 링컨,빌 클린턴(왼쪽부터)

첫째, 의회와 협상하지 못하는 행정부는 실패한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보험제도를 개혁하려 했지만 의회와 의견차를 조율하지 못해 실패했다. 둘째,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프랭크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 때 ‘노변담화(Fireside Chat)’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의 불안을 다독거렸다.

그렇다면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누구와 정치성향이 비슷할까. 조 교수는 우드로 윌슨 대통령을 꼽았다. 민주당 출신의 윌슨 대통령은 당내 소수파였음에도 당선됐으며 투명한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국민을 대상으로 ‘1달러 캠페인’을 벌였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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