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신부전증…짠 음식 피하고 물 조금씩 섭취

  • 입력 2003년 1월 5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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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의 신장병 환자가 1997년에 1만9435명에서 99년도에 2만3384명, 2001년에 2만8946명으로 2년마다 17% 이상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중 신부전증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현황은 국내 다른 대형병원에서도 마찬가지. 신장기능이 거의 망가진 만성 신부전증으로 투석을 받는 환자는 2만3000여명에 이른다. 신부전증의 원인과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콩팥의 기능과 신부전증=콩팥은 몸 속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약물을 배설하며 혈압 및 수분 조절 등의 기능을 한다. 또 혈액 생산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의 분비와 구루병을 예방하는 비타민D를 생산한다. 신부전증(콩팥기능 저하증)은 말 그대로 콩팥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식욕부진, 피로, 부종, 빈혈, 뼈 이상, 구역질,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오하영 교수는 “신부전증 환자 중엔 근거 없는 민간요법을 따라 나무 열매, 동물의 피, 각종 생약제제 등을 복용해 되레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신부전증도 식이요법이나 약물 등으로 관리만 잘하면 크게 나빠지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인=신부전증에는 급성신부전증과 만성신부전증이 있다. 급성신부전증은 몇 일에서 몇 주 사이 신장이 급격히 손상돼 기능이 떨어지는 것. 콩팥에 손상을 주는 약물의 다량 복용, 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심한 탈수, 출혈, 수술 등이 원인이다. 환자는 수액주사와 투석, 약물 치료 등을 제때 받으면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된다.

만성신부전증은 수 개월에서 수 년 사이에 서서히 진행되며 대부분 콩팥 기능의 회복이 어렵다. 원인은 국내에선 당뇨병이 가장 흔하며 다음으로 만성사구체신염, 즉 신장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나 고혈압 등이다.

▽식이요법=콩팥에서 노폐물이 빠져나가지 않고 몸 속에 쌓이면 요독 증세가 나타난다. 즉 빈혈과 심혈관계 질환이 생기며 식욕이 떨어지고 구역질이나 구토 등 소화기 계통의 문제가 나타난다. 수면장애 정서불안 등 신경계의 이상도 발생한다. 증세가 나타나면 이를 없애는 치료와 함께 식이요법을 통해 더 이상 콩팥기능이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콩팥 기능이 정상에 가깝고 부종이나 고혈압이 동반되지 않는 경미한 신장병환자는 특별히 식사제한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신장병으로 혈압이 높아지고 부종이 생기면 짠 음식은 피하고 물을 적게 마신다. 김치 젓갈 장아찌 등의 짠 반찬류는 피하며 국이나 찌개의 국물도 마시지 말고 화학 조미료나 베이킹 파우더 사용을 줄인다.

단백질은 보통 정상인이 먹는 양의 절반 정도로 줄인다. 고기집에서 식사하면 고기를 많이 먹게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혜민병원 신장내과 정유정 과장은 “단백질 섭취 제한을 너무 강조하면 필수 아미노산까지 결핍될 수 있다”며 “고기류 30g(탁구공 크기)과 생선 40g(작은 것 1도막) 또는 계란 1개, 두부 5분의 1 정도와 우유 100∼200cc를 매일 먹어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방법=만성신부전증은 알게 모르게 서서히 진행된다. 신장 기능이 80%까지 떨어져도 아무 증세가 없이 잘 지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증세가 없더라도 정기적인 소변검사와 신기능 검사를 해야 조기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자가면역질환자, 노인, 가족 중에 신장병이 있는 사람과 예전에 신장병을 앓았던 사람은 3∼6개월에 한 번은 소변검사를 한다.약물 부작용으로 신독성이 있는 경우 약물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팔다리 쑤시는데 먹는 진통제을 복용할 경우 콩팥에 심한 손상을 줄 수 있다. 고혈압은 신장에 큰 부담을 주므로 잘 조절해야 한다. 혈압이 높아지면 콩팥에서 평소 빠져나가지 않던 단백질 성분이 많이 빠져나가고 신장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사구체에 손상이 온다. 요검사를 통해 신장에 손상이 발견되면 식이요법과 함께 신장보호작용을 하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신장에서 활동하는 특정효소로 혈관 수축에 관여) 차단제’를 복용한다.

오 교수는 “체중은 본인 키에 맞는 정도로 유지해야 하며 당뇨병 환자의 60%가 만성신부전증으로 갈 가능성이 있으므로 혈당관리를 잘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장질환의 자가진단

증세

가능성 있는 질환

열과 오한이 있고 옆구리가 아프며 소변 색깔이

탁하다

급성 신우신염

소변 볼 때 아랫배에 통증이 있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힘들다 소변이 탁하고 부옇다

방광염

소변을 보고 난 뒤에도 다 본 것 같지 않고

찜찜하다

방광의 운동기능 장애, 당뇨병이나

신경계 질환

소변 줄기가 가늘거나 소변을 보려면 한참

기다려야 나온다

전립선 비대증, 방광의 기능 장애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2∼3번 깬다

만성 신부전의 초기 증상, 또는 물을 많이

섭취했을 때, 전립선 비대증이 있을 때

당뇨병을 10년 이상 앓고 있으며 그동안 혈당

조절을소홀히 했으며 최근 몸이 자주 붓고 체중이 는다 또 소변에 거품이 뜬다

당뇨병의 신장합병증

특별한 이유 없이 피곤하며 식욕부진에

오심(울렁거림) 구토 증상이 있다

잠이 깊이 안들고 몸이 푸석푸석하게 붓는다

만성신부전증에 의한 요독증

몸이 붓거나 체중이 며칠 사이에 1∼2㎏씩 늘고

종아리 부분이 쑥쑥 들어간다

부종의 전형적인 증세로 신장 질환 및

간,심장 질환

소변이 붉은 색을 띤다

소변이 붉다고 해서 모두 문제인 것은

아니나 우선 붉은 색이 혈뇨 때문인지

여부를 요검사를 통해 확인

다양한 신장병

종류

원인

증상

치료

사구체신염 (노폐물

거르는 곳에 염증)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유전적인 요인

혈뇨, 단백뇨, 피로,

부종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약물치료

만성신부전증

당뇨병, 고혈압,

자가면역질환,

사구체신염,요로폐색,

약물

빈혈, 고혈압, 피로,

호흡곤란, 구토,

설사,식욕감소

고혈압 조절, 저단백식이, 혈액투석, 복막투석,신장이식

급성신부전증

약물, 간경화,

사구체신염, 요로폐색

갈증, 현기증, 빈맥,

옆구리통증, 요량감소

체액보충, 원인질환

치료, 콩팥에 독성

일으키는 약물

사용금지, 혈액투석

신우신염(콩팥에서

요가 나오는 부위에 염증)

세균감염(대장균)

고열, 근육통, 옆구리

통증, 아랫배 불쾌감

수액요법, 휴식, 항생제

신장결석

만성염증 등

요량감소, 심한 통증,

구토, 혈뇨

수액치료, 초음파

체외충격쇄석술,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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