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이 우리 경제학 교육에 대해 자성하는 모임을 가졌다. 한국경제학회(회장 정창영 연세대 교수)는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위기에 놓인 경제학 교육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는 “대학생 가운데 경제학 전공자가 83년 2.74%에서 2001년에는 1.91%로 줄었으며 경제학 전공자의 취업률도 같은 기간 60%에서 52%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민병균 자유기업원장은 이에 대해 “중고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경제학 내용이 너무 어렵고 광범위하다”며 “한국의 경제현실은 급변하고 있는데 강의실에서는 수십년 전 외국 경제학 이론만 답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 원장은 특히 경제학 교수들의 안일한 연구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원장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국내 경제현실을 생생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대다수 경제학 교수들의 연구활동은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대희 조세연구원 원장도 무엇보다 ‘한국적 경제학’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원장은 “대학생들이 배우는 경제학원론은 사회 진출에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추상적인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다”며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경제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경제학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장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장경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며 △비(非)경제분야 정책 담당자들이 의무적으로 경제학 교육을 받을 것을 제안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