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경제학회 50주년 심포지엄

  • 입력 2002년 9월 16일 22시 48분


“학생들은 경제학 배우기를 외면하고 있고, 경제학 교과과정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경제학자들이 우리 경제학 교육에 대해 자성하는 모임을 가졌다. 한국경제학회(회장 정창영 연세대 교수)는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위기에 놓인 경제학 교육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는 “대학생 가운데 경제학 전공자가 83년 2.74%에서 2001년에는 1.91%로 줄었으며 경제학 전공자의 취업률도 같은 기간 60%에서 52%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민병균 자유기업원장은 이에 대해 “중고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경제학 내용이 너무 어렵고 광범위하다”며 “한국의 경제현실은 급변하고 있는데 강의실에서는 수십년 전 외국 경제학 이론만 답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 원장은 특히 경제학 교수들의 안일한 연구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원장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국내 경제현실을 생생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대다수 경제학 교수들의 연구활동은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대희 조세연구원 원장도 무엇보다 ‘한국적 경제학’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원장은 “대학생들이 배우는 경제학원론은 사회 진출에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추상적인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다”며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경제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경제학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장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장경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며 △비(非)경제분야 정책 담당자들이 의무적으로 경제학 교육을 받을 것을 제안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