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브랜드 꽃집, 꽃집마다 개성 활짝

  • 입력 2002년 8월 15일 17시 14분


●헬레나-로맨틱 스타일

2000년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택가에 문을 열어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패션 디자이너들이 단골, 미스지 컬렉션의 디자이너 지춘희씨는 수국을, 진태옥씨는 탐스러운 작약을 자주 주문한다. 미국에서 유학한 플로리스트 유승재 실장(32)은 진주 비즈로 가득 채운 사각 유리 화병에 파스텔톤 색상의 꽃을 꽂거나 오렌지색과 보라색 등 다양한 색상을 한꺼번에 조화시키는 등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

유 실장은 “꽃병에 꽃을 담아 선물하면 꽃을 받는 사람의 수고를 덜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지름 15㎝의 유리 볼 안에 핑크빛 장미(델리라), 화이트 리시안셔스, 호주에서 수입한 유칼립투스 등을 섞어 담은 것이 4만원. 꽃다발은 3만원부터 가능하다. 02-549-6644

●제인 패커-모던 스타일

“어머, 조화가 아닌 진짜 꽃인가봐.” “요즘엔 꽃을 이렇게 예쁘게 꽂는다니까.”

4월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문을 연 영국계 꽃집 제인 패커 매장 앞을 지나치는 손님들은 마치 갤러리를 관람하는 착각에 빠져든다. 제인 패커는 영국의 유명 플로리스트 제인 패커가 탄생시킨 세계적 브랜드. 꽃병에 넣어 꽃을 장식할 때 자갈, 과일, 야채, 구슬 등 다양한 소재로 꽃을 돋보이게 한다.

정사각형의 납작한 유리용기 안에 목 부분을 꺾어 띄운 ‘로열 드림’ 장미 한 송이(1만원), 크리스털 화병에 담은 거베라 한 송이(2만원) 등 꽃꽂이에 관한 각종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강남지역의 상견례, 함들이, 사돈 선물 등의 용도로 주문이 많다. 플로리스트 민세안씨(28)는 영국 런던 제인 패커 스쿨에서 유학했다. 02-3479-1679

●소호 앤 노호 청담점-여피 스타일

97년 청담동에 제 1호점을 연 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현대백화점 미아점 등 3개 매장을 갖추고 있다. 뉴질랜드와 미국에서 유학한 플로리스트 이혜경 실장(42)은 색상을 많이 쓰지 않고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선호한다. ‘화이트 앤드 그린’이라는 컨셉트에 따라 화이트 칼라, 리시안셔스, 생강초, 안시리움, 피닉스 등의 꽃을 애용한다. 50㎝ 높이의 대형 앤티크 청동용기에 꽃을 장식하면 고풍스러운데 화기 가격까지 70만원선.

이 실장은 “상류층일수록 정원에서 갓 꺾은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의 꽃꽂이를 선호하며 꽃바구니보다는 꽃병 꽂이의 인기가 좋다”고 말한다. 소호 앤 노호는 다양한 꽃꽂이 클래스를 운영 중이며 지금까지 1000여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꽃집에 전속된 모범택시 기사가 제복을 차려입고 직접 꽃을 배달한다. 02-3444-5468

●크리스티앙 또뚜-럭셔리 스타일

갤러리아 백화점 생활관 맞은편에 위치한 크리스띠앙 또뚜는 지난해 2월 한국점을 낸 프랑스계 꽃집이다. 꽃 색상이 상당히 화려하다. 특히 이번 시즌의 컨셉트는 강렬한 컬러 대비. 빨간색 맨드라미와 화이트 백합(카사블랑카)을 커다란 크리스털 화병에 한데 담기도 한다(60만원). 주 고객은 청담동 성북동 한남동 등의 부유층으로 대통령 친인척에게 전달되는 꽃 주문도 많다.

고객들은 ‘무슨 꽃을 준비해 달라’고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꽃이 놓일 때, 장소, 상황과 선물 목적을 알려주며 플로리스트에게 데코레이션을 일임하는 경향이 있다. 꽃다발은 8만원부터, 바구니 장식은 15만원부터 시작된다. 연예인 고객 중에는 화려함을 즐기는 김남주와 이병헌 등이 있다. 02-3446-6241

●지니 플로라-프리티 스타일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맞은편 코너에 오픈했다. 2평 남짓한 작은 규모로 꽃집 외관은 테이크 아웃 커피점이다. 산호수와 카랑코에 등으로 꾸민 화초 바구니의 반응이 특히 좋다. 왕골바구니에 잔잔한 들꽃과 이끼로 만든 미니 토끼 등을 담은 바구니의 가격은 1만5000원부터 15만원까지 다양하다.

플로리스트 강수연씨(30)는 “시골 정원 스타일의 미니 가든을 도시인들에게 선사하고 싶다”고 말한다. 강씨는 또 “꽃에 대해 해박한 요즘 손님들은 명품을 찾듯 어느 꽃집에서 장식한 꽃인가를 중시한다”고 설명한다. 연예인 원빈은 매장을 직접 찾아와 꽃을 고르는 마니아. 정우성, 차태현, god 등도 단골 손님이다. 지니 플로라는 꽃을 활용한 선물 포장도 한다. 02-3444-2067

●존스-내추럴 스타일

브랜드 꽃집과 동네 꽃집을 차별화하는 요소는 소재(꽃)가 아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과 양재동 새벽 꽃시장에서 꽃을 사 오기는 마찬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꽃집의 꽃들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이는 조화처럼 예쁘고 독특한 것이 많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제일빌딩 지하 1층에 지난해 7월 문을 연 ‘존스’의 플로리스트 김종욱 실장(32)은 “보라색 장미처럼 희귀한 꽃이 시장에 나오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구입한다”고 말한다. 영국에서 유학한 김 실장은 핑크빛 장미(델리라), 노랑 장미(림보), 연보라색 스카비오사, 연녹색 연밥 등을 과장된 포장 없이 하얀 종이로만 묶어 낸다(5만원). 장미나 안시리움처럼 질감이 부드러운 꽃일수록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설명. 02-527-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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