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피서지 아른아른" 휴가 후유증 빨리 털어내야

  • 입력 2002년 8월 11일 17시 57분


“아! 이 밀려오는 피로감….” 휴가 뒤 생체리듬이 바뀌어 피로와 불면증 등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전문의들은 휴가 전의 수면습관을 되찾아야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사진제공 주간동아)
“아! 이 밀려오는 피로감….” 휴가 뒤 생체리듬이 바뀌어 피로와 불면증 등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전문의들은 휴가 전의 수면습관을 되찾아야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제공 주간동아)
졸리고 온몸에서 맥이 빠진다. 온종일 멍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소화도 안되고 미열이 난다.

H그룹 이모 과장(38)은 휴가를 다녀온지 1주일이 넘었지만 아직도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재충전의 기회였던 휴가 뒤에 오히려 피로와 소화불량 등 후유증을 앓는 사람이 많다.

이는 휴가 기간에 맞춰졌던 생체 리듬이 직장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1, 2일이면 생체 리듬이 휴가 전의 상태로 어느정도 돌아오고 1, 2주면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심한 경우는 몇 주 동안 극심한 휴가 후유증을 앓고 일에도 지장을 받는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피로, 우울증 등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특히 태풍, 게릴라성 폭우, 불볕더위, 열대야 등이 수시로 교차하는 요즘같은 날씨에는 몸이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는 ‘자동시스템’이 고장나기 일쑤이고 이 때문에 휴가 후유증이 깊어질 수 있다.

휴가 후유증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선 휴가 마지막 1, 2일을 푹 쉬면서 휴가 이전의 수면 시간에 맞춰서 생활해야 한다.

이미 휴가를 마쳤다면 직장 복귀뒤 1주 정도는 생체리듬을 직장 생활에 적응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기간만이라도 일과 후에 늦은 술자리나 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 휴가 후유증을 앓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1주 정도는 늦은 술자리를 피하도록 한다.

생체 리듬을 회복하려면 하루 7, 8시간을 자야 하며 휴가 이전 수면 습관을 되찾도록 한다. 그래도 피곤하면 낮잠을 20분 정도 자도록 한다.

몸의 피로 회복 능력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 야채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시차가 3시간 이상 나는 외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시차 장애’를 겪기 십상이다. 유럽이나 아프리카 등 서쪽을 여행했을 경우 신체 적응력이 더 떨어진다. 이때 피로하다고 커피나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피로감만 더해지고 잠을 제대로 못자게 된다.

시차 장애로 고생한다면 자기 전에 멜라토닌을 복용해서 효과를 보기도 한다. 멜라토닌은 원래 뇌에서 밤에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천연 수면제’라고도 불린다. 일부 의학자들은 멜라토닌 제제를 먹으면 암 심장병 등을 예방하고 몸의 면역력을 높이며 성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 중이다. 다만 여행 뒤 시차 극복에는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멜라토닌의 효과 및 용량은 개인마다 다르며 잠이 깬 뒤의 몽롱함, 악몽 등의 부작용이 있다.

그러나 휴가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온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아프면 다른 병일 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평소 병이 있는 것을 몰랐다가 휴가를 거치면서 생체 리듬이 바뀌어 증세가 악화돼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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