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여성동아 장편공모 당선 신현수씨 인터뷰

  • 입력 2002년 4월 8일 18시 05분


“그동안 남보다는 다양한 세상을 겪어왔고, 직 간접 경험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아픔들이 이 세상에 있음을 알게 됐죠. 사랑이나 성 같은 감각적 소재보다는, 더 절실한 삶의 문제를 다루고 싶습니다.”

장편소설 ‘끝이 없는 길은 없다’로 2002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의 영예를 안은 신현수씨(41). 중앙일간지 기자와 방송작가 등을 거쳐 불혹의 나이에 작가의 길에 들어선 ‘늦깍기’.

“책이 되어 나온 작품을 보고 난생 처음 맛보는 가슴떨림과 뭉클함마저 느꼈어요. 작품을 어떻게 엮어낼까만 생각했는데, 독자들이 어떻게 평가해주실지,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한 두려움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죠.”

‘끝이 없는 길은 없다’는 한 잡지사의 취재1팀장인 채은오를 주인공으로, 불합리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여성근로자들의 복직 투쟁 과정과 형식적인 복직 후 맞닥뜨리게 된 내부적 갈등을 그린 작품.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밑바탕으로 했다.

당선작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작품의 문제, 구성 모두가 안정되어 있으며, 현실의 겹을 파악할 줄 아는 깊이를 엿보게 한다’는 평을 받았다.

“제가 오래도록 문학이라는 꿈의 자락을 잡고 살 수 있었던 건, 돌아가신 어머니의 영향이 커요. 늘 신문연재소설을 보셨고, 편찮으시기 전까진 일기도 매일 쓰셨거든요. 40대에 등단해 대작가가 되신 박완서 선생님을 늘 부러워 하셨죠. 평소 ‘어머니와 함께 글을 쓰며 살고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는 “문학이란 일상생활에서 스쳐지나가기 쉬운 진실을 표현하는 것, 글로써 작가와 독자가 의사소통하는 것, 보이지 않는 그리움을 잡아내 글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이 없는 길은 없다’는 주인공 은오가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는 암시로 끝을 맺는다. ‘새 봄이 오면 은오 역시 여태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나무들을, 새들을, 사람들을 맞을 것이었다. 그럴 수 있을 것이었다.’

작가 신현수도 새롭게 찾은 길에서 여태까지와 다른 모습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맞고, 은오처럼 새롭게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진실과 그리움을 남다른 작가로서의 촉수로 포착해가며.

시상식은 11일 오후 3시 동아일보사 충정로사옥 17층 리더스클럽에서 열린다. 02-362-1780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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