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여유 골프모자 'A to Z'

  • 입력 2002년 1월 24일 15시 53분


투어링캡, 니트캡, 자외선차단 선캡, 그리고 중절모…. 필드의 모자들이 다채로워졌다. 더이상 골프모자는 '운동용 모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 몇년간 골프용 모자들은 패션 트렌드를 민감하게 반영해왔다.

닥스골프의 강수아 디자이너는 "골프모자를 '골프전용'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2년 전부터는 사실상 골프모자의 트렌드가 중장년층의 생활속의 모자유행을 이끌어 가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골프모자 트렌드는 젊은층과 여성 골퍼들을 겨냥한 골프복들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주 고객인 중장년 남성의 취향을 고려해 점잖기만 했던 골프모자가 경쾌하고 화사해지는 것. 체크무늬나 단색이 고작이었으나 지난해부터는 밝은색, 원색 계열의 수가 두드러지게 늘었다. 티셔츠와 모자가 세트로 디자인된 것도 많다.

●‘필드 패션’의 완성〓앞서가는 거리패션이 필드로 녹아들고 이것이 다시 거리로 되돌아 나오고 있다. 패션리더들이 쓰던 투어링캡이 골퍼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투어링캡은 모자의 몸통(크라운)이 짧아 언뜻 ‘빵모자’로 보일 정도로 머리를 풍성하게 감싸는 것이 특징이다. 챙이 있어 베레와 구별된다. 다만 단색은 ‘튀어보인다’는 이유로 잔잔한 체크무늬의 수요가 많다. 실내에서는 모자를 벗는 게 원칙이지만 분위기에 따라 클럽하우스 회식자리나 가벼운 사교모임에서 쓰면 액세서리 노릇을 하기도 한다.

중절모는 카우보이 모자나 일반적인 햇(hat)에 비해 ‘유난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들어 착용자들이 늘고 있다.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차별화된 분위기를 연출할 뿐 아니라 추위나 바람을 막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것이 이유.

바람이 잘 통하도록 자연의 풀로 만든 것도 있다. 미국 PGA 골퍼 그레그 노먼이 자주 쓰던 밀짚모자를 연상시키는 이 스타일에는 천연 밀짚 특유의 자연스런 노란 빛이 잘 드러난다.

스키장에서나 보던 ‘털모자’도 필드로 진출했다. 가죽모자지만 챙 안쪽에만 털이 심어져 있거나 니트와 가죽이 결합된 소재 퓨전의 모자도 적지 않다. 니트캡의 경우 조직이 성글게 짜인 것은 여름에도 이용할 수 있다.

여성골퍼들이 흔히 찾는 선캡의 경우 ‘카멜레온 챙’이 달린 것이 주목을 받는다. 빛의 반사각도에 따라 챙의 색상이 분홍색 하늘색 등으로 변한다. 비가 올 때 얼굴에 빗물이 튀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 선캡은 특히 박지은 김미현 등 LPGA에서 활동 중인 국내 여자 프로골퍼들이 애용하고 있어 이들의 경기를 본 골퍼들이 자주 찾는다.

●감춰진 기능들〓여전히 일반적인 골프모자인 캡. 계절에 관계없이 챙의 길이가 고정됐던 예전과 달리 최근엔 가을 겨울용은 챙을 짧게, 봄 여름에는 길게 해 얼굴이 볕에 그을리지 않도록 만들어진다. 햇(hat)의 경우도 챙 뒷부분이 약간씩 넓어져 뒷목 부위에 햇빛이 닿는 것을 막아준다.

땀은 밖으로 내보내지만 바깥의 빗물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만든 신소재 모자들도 나오고 있다. 모자의 챙 주위로 땀이 흠뻑 젖어 있는 모습이 ‘스타일 구기는 데’ 일조했다는 인식 때문인지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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