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약패트롤]한국화이자제약 '졸로푸트'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22분


영화 ‘식스 센스(The sixth sense)’에서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는 아내의 약병을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침내 자신이 유령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약병의 상표는 졸로푸트. 미국에서는 한국의 활명수만큼이나 유명한 우울증 치료제다.

‘마음의 감기’ 우울증. 많은 사람이 우울증을 질환으로 여기지 않고 단지 슬픈 느낌이나 지독한 슬럼프라며 지나칠 때가 많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생활 전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심하면 자살이라는 막다른 골목을 선택하기도 한다.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피로감 증대와 활동성 저하 등의 증세가 2주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또 불면증과 함께 불안감 초조감 죄의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인의 우울증 발병율은 100명당 3.5∼15명으로 추정된다. 여성이 남성보다 배 이상 걸리기 쉬워 일생 중에 10∼25%가 우울증을 경험한다.

우울증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감정에 관련된 화학물질인 세로토닌이 신경세포로 재흡수되면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졸로푸트는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막아 몸 속 신경전달물질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해 주는 약물로 우울증 치료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소아 강박장애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PTSD는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사건’ 이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형사고나 전쟁, 예기치 못한 폭력과 이에 따른 죽음 등 참상을 목격한 것만으로도 PTSD가 발병할 수 있다.

평소 적절한 운동은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속내를 터놓고 말할 수 있는 대화 상대를 사귀어 두고, 재미를 붙이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져보자. 무엇보다 우울증도 감기처럼 일시적으로 찾아오는 증상이며 전문의와 상담 후 약물 투여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 민 수(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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