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기원전 '흉노'고분 몽골서 발굴 성공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25분


세계 고고학 선진국의 발굴 경쟁이 치열한 몽골. 한국의 고고학 발굴단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몽골 고분 발굴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립중앙박물관 발굴단은 7, 8월 두달간 몽골에서 몽골국립역사박물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연구소와 공동으로 기원전 3세기∼서기 1세기경의 흉노(匈奴) 무덤을 발굴했다. 중앙박물관과 몽골의 현지 공동 발굴은 올해로 4년째.

중앙박물관이 발굴한 곳은 몽골 아르항가이 아이막 지역의 흉노 고분 4기. 이곳은 기원전 3세기∼서기 1세기 중앙아시아에 큰 세력을 이루고 중국 한나라와 대치했던 흉노의 근거지.

이번 발굴 고분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호분. 지름 11m, 높이 5m의 대형 고분으로 다량의 마구(馬具)와 무구(武具) 등이 출토되어 흉노제국의 장군급 무덤으로 중앙박물관은 추정했다. 이곳에선 키가 2m에 달하는 성인 남자 인골도 출토됐다.

발굴에 참여했던 중앙박물관의 윤형원 학예연구사는 이번 발굴의 학술적 의미를 이렇게 소개한다.

“목곽(木槨)을 설치하고 돌로 쌓는 무덤 구조가 한반도의 원삼국시대 목곽묘 전통과 유사하다는 점, 말재갈 활 활통 화살촉 토기 칠기 유리 등의 출토유물은 우리나라 고분 출토품보다 이른 시기의 것이라는 점 등으로 보아 이번 고분 발굴은 고대 한반도와 북방문화의 비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굴은 학술적인 의미 못지 않게 한국 고고학계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에서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몽골은 현재 세계 선진 각국이 고고학 조사단을 파견할 정도로 관심이 높은 지역. 올해도 독일 프랑스 터키 러시아 미국 벨기에 이탈리아 일본 등이 몽골 고분과 제사유적 등을 발굴 조사 중이다. 특히 터키 러시아 일본은 수년간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몽골 유목민족과 유목문화에 대한 막대한 양의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윤 연구사는 “이들 선진국의 치열한 발굴 경쟁 속에서 한국 발굴단이 발굴 능력이 뛰어나나고 치밀하게 발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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