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립도서관 고지도 표기 조사]한국해-동해 73: 일본해 8

  • 입력 2001년 8월 13일 18시 27분


유럽 최대의 고지도 소장 도서관으로 손꼽히는 영국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16∼19세기 지도의 대부분에 동해가 한국해(Sea of Korea) 또는 동해(Eastern Sea)로 표기된 사실이 밝혀졌다.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은 4∼7월 영국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16∼19세기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의 고지도 가운데 동해 해역을 담은 지도 90점을 조사한 결과 이중 64점이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9점의 지도는 ‘동해’라는 표기를 사용했다.

프랑스어로 된 고지도는 한국해를 ‘MER DE COREE’, 독일어 지도는 ‘ZEE VAN KOREA’로 표기했다.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한 지도는 8점에 불과했다.

나머지 4점의 지도는 동해를 중국해(Sea of China)로 표기했고 5점은 아무런 표기를 하지 않았다.

▼유럽 고지도의 '동해' 관련 표기▼(단위 : 점)

시기한국해동해일본해중국해표기없음
90649845
16세기100010
17세기101000
18세기81648531
19세기700304

국정홍보처측은 이번 조사를 통해 16∼19세기 세계 대부분의 지도가 동해를 일본해가 아니라 ‘한국의 바다’로 인정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유엔지명표준화회의(UNCSGN) 국제수로기구(IHO) 등에서 검토중인 동해 표기 채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울대 지리교육과 이기석교수도 “일본은 그간 마테오리치가 1602년 작성한 곤여만국전도에 일본해 표기가 나온다는 것 등을 근거로 일본해 표기 당위설을 퍼뜨려왔으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해라는 표기가 16∼19세기에 오히려 예외적인 것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고지도 실사 작업에 참가한 런던 시티대학 연구원 송난영씨는 “동해의 일본해 표기는 19세기 들어서면서부터 늘어난다”며 “이는 프랑스인 항해사 라펠루즈가 동해안 및 일본해안을 실측한 후 유럽으로 돌아가 1797년 펴낸 지도첩에 ‘일본해’라고 표기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외홍보원측도 “이 때부터 일본측이 외국의 지리학자 지도제작자 등과 접촉해 동해 표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1800년 영국 지도제작자 로버트 윌킨슨이 제작한 지도에 처음에는 ‘동해’로 표기됐으나 이듬해부터는 ‘일본해’로 바뀐 사실을 이번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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