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서울대생 10명중 6명 "과외지도 받은적 있다"

  • 입력 2001년 8월 3일 18시 12분


서울대 학생생활연구소(소장 김계현·金桂玄)가 3일 발표한 ‘2001학년도 신입생 특성 조사 보고서’는 교육 기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 나타난 특징을 항목별로 정리해 본다.


▽화이트칼라 자녀, 대도시 출신 증가세〓아버지 직업이 관리직, 전문직 등 고소득 화이트칼라 계층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반면 생산직의 경우 최근 5년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학생생활연구소 관계자는 “통계청 사회통계조사보고서(2001년 5월 현재)에 나타난 우리나라 남성 경제 활동 인구의 직업 분포 중 관리직, 사무직, 전문직이 31.2%였다”며 “이에 비해 서울대 신입생 아버지의 직업 분포 중 이들 직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69.3%나 돼 이들 직종의 부모가 자녀를 서울대에 보낼 확률이 다른 직종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서울대 올 신입생 대도시 편중 심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울산 등 대도시 출신 신입생이 10명중 7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과 대학별로는 음대, 미대가 각각 76.1%, 75.5%로 10명중 7, 8명꼴로 서울 학생이 많았으며 농생대(35.6%), 약대(36.5%)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과외받은 학생이 10명중 6명〓신입생의 62.2%가 과외지도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입학 형태별로 볼 때 고교장 추천, 일반전형, 특차전형 입학생 순으로 과외를 받은 비율이 높았다.

과외 경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단과대학은 음대(86%)였으며 다음으로 미대(80.9%), 의대(70.7%), 경영대(68.9%)가 뒤를 이어 인기학과 입학과 사교육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반영했다.

▽전공 바꾸겠다는 학생이 10명중 3명〓‘앞으로 전공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이 35.7%나 됐다. 인문대(57.2%), 생활대(63.2%) 등은 전과 희망자가 절반을 훨씬 웃돌았다. ‘전공이 적성과 안맞아 재수를 하겠다’는 신입생도 5.7%나 됐다.

자신의 전공에 대한 사전 지식 지수는 4.0점 만점에 1.74점에 머물렀고, ‘지원 학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한 경우는 9.5%에 불과했다.

▽신입생들의 고민〓신입생의 가장 큰 고민은 진로(33.1%)와 학업(24.2%)으로 나타나 최근 심화된 취업난과 신입생 학력 저하 현상을 반영했다. 서울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 진출 및 취업시 유리해서’가 33.1%로 가장 높았고 ‘원하는 전공 때문’(23.3%)과 ‘사회적 인지도’(21.4%) 순이었다.

‘교수에 대해 무엇을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에서는 인간적 유대를 가장 많이 꼽았던 지난 몇년과는 달리 전공 지도(36.5%)가 1위였으며 대학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도 전공 공부가 47.0%에 달해 사회 문제 참여(1.2%)나 봉사 활동(0.4%)과 대조를 보였다.

▽진단과 조언〓서울대 사회학과 이재열(李在烈)교수는 “정부의 좌충우돌식 교육 정책으로 중고교생들은 매년 자신이 교육 개혁의 실험 대상이라는 불안감을 안고 생활하고 있다”며 “서울대 학생들의 지역, 계층간 편차 등은 이 과정에서 사교육 시장이 급격히 팽창한데 따른 결과물이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치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기득·김정안기자>rati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