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한국 위원회 김여수 사무총장 인터뷰

  • 입력 2000년 12월 31일 17시 20분


유네스코 본부 철학국장으로 ‘보편윤리’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해오다 지난해 10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김여수(金麗壽·64·사진) 전 서울대교수를 만나 ‘문명간 대화의 해’와 ‘보편윤리’ 제정 배경에 대해 물어봤다.

―유엔이 2001년을 ‘문명간 대화의 해’로 정한 배경은….

“‘문명간 대화의 해’를 만들자는 이란 하타미대통령의 제안은 유엔내에서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는 세계인들이 문명간 상호이해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김총장께서는 1997년부터 ‘보편윤리’를 만드는 사업을 펼쳐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편윤리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문명간 갈등과 대립을 넘어 인류 공통의 가치를 찾으려는 작업입니다. 저 자신이 철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보편윤리’ 제정 작업에 꼭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996년 봄 유네스코 본부의 철학국장을 맡으면서 이 일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지요.”

―보편윤리 제정작업은 여러 문명권 지식인들의 이해가 걸린 문제라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막상 인류 공동의 가치를 찾겠다고 나서니 양쪽에서 압력이 오더군요. 제3세계, 특히 쿠바와 중국 측에서는 제국주의적 가치관을 퍼뜨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프랑스 등의 서구권에서는 보편윤리 문제를 동양인이 맡은 것은 아시아적 가치 추구세력의 음모라며 의심하더군요. 문명간의 반목과 대립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유네스코 본부를 떠나 한국위원회로 오셨으니 ‘보편윤리’를 추구하기에는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요?

“일단 1999년 가을에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보편윤리의 기본 원칙은 마련됐습니다. 기업 의료 환경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2002년쯤에는 공동 가치를 위한 권위있는 국제적 포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2001 유엔 제정 '문명간 대화의 해'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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