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입 5개 변수]수능 점수만 믿다간 '쓴 잔'

  • 입력 2000년 12월 3일 19시 37분


◇전형방법 따라 지원전략 어떻게

수능가중치 표준점수 교차지원….올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져 대학 입시에서 이같은 변수들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각 대학 학과마다 전형 방법이 다양해 이같은 변수들이 점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따져보고 지원해야 한다. 학교와 학과 선택으로 고민하는 수험생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입시 변수들의 영향력과 이에 따른 입시 전략을

항목별로 풀어본다.

◇수능가중치 영향력(상위권 동점자 5점이상 차이)

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올 수능시험 가채점 자료를 토대로 주요 대학의 가중치가 375점이상 상위권 수험생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같은 점수대라면 많게는 5점 이상 총점 차이가 나는 것으로 예측됐다.언어 수리탐구I 외국어 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가톨릭대 의예과의 경우(가중치 부여후 총점 650점) 수능 390점인 학생들은 평균 1.9점, 최대 5.8점 차이가 났다.

서울대는 수리탐구I과 과학탐구 외국어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자연과학대 공과대 약학대 등의 모집단위(가중치 부여한 총점 456점)에서 점수대별로 최대 3.2점까지 차이가 생겼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우 375점을 얻은 학생들의 점수 차는 고려대 4.3∼5.1점, 연세대는 5.1∼5.4점이었다.

변환표준점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원점수보다 가중치의 효과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부의 비중(시기-학부따라 4~10점 벌어져)

서울 일반계 고교에 재학중인 인문계 수험생 A와 B의 사례에서 수능 점수만 믿고 지원하면 낭패를 볼 수 있음이 잘 드러난다.

수능 가채점 점수는 A와 B가 각각 387.5점, 396.7점으로 B가 9.2점 높다. 하지만 학생부 성적은 A가 더 좋다. 특차모집에서 평어(수우미양가)를 활용하는 고려대나 연세대에 지원하면 A와 B의 학생부 성적에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석차 백분율을 적용, 10% 떨어질 때마다 1.5점씩 감점하는 서울대에 지원하면 B는 A보다 학생부 성적에서 1.5점 뒤지게 된다.

이같은 차이는 석차 백분율을 30등급으로 나눠 엄격히 적용하는 정시모집에서는 더욱 커져 B는 A보다 9.19점이나 뒤지게 된다. 또 정시모집에서는 연세대가 평어 평균 9.5점 이상이면 만점을 주지만 고대는 4점 이상이면 만점이어서 B의 입장에서는 연세대보다 고려대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실장은 “같은 대학이라도 지원 시기나 학부 학과에 따라 개인간의 성적 차이가 4∼10점까지 벌어질 수 있다”며 “학생부 성적이 자신없으면 평어를 활용하고 반영 과목수가 적은 대학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논술-면접의 위력(수능성적 10점 만회 가능)

입학생들의 논술과 면접 점수를 공개한 몇몇 대학들에 따르면 지난해 논술과 면접시험의 영향력은 작지 않았다. 이화여대는 논술 만점이 25점인데 합격자의 논술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는 평균 5점 정도였고 언론영상 홍보학과는 10점 이상이었다. 논술시험으로 수능 성적 10점을 만회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성균관대도 30점 만점에 논술 편차가 어문학부 10점, 인문학부 7.5점, 법학과 6.5점 등이었고 동국대(30점 만점)도 문과대 8점, 경영대 7점, 사회과학대 6점 등이었다.

논술시험 없이 면접을 치른 숙대의 경우 정시모집 영문학부 합격생들의 면접시험(50점 만점) 점수차는 8.33점, 언론정보학부 7점, 경영학부 4점, 정보과학부 12점으로 점수차가 컸다. 전체 응시자들의 편차는 이보다 더욱 벌어져 △영문학부 10점 △언론정보학부 12.33점 △경영학부 4.33점 △정보과학부 13.34점 등이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올해는 대학들이 논술과 면접의 점수차를 더욱 크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환표준 점수는(언어영역 점수 높을수록 유리)

변환표준점수란 선택과목간의 난이도 차이와 수험생의 점수 분포를 감안해 산출한 점수. 원점수가 절대평가라면 변환표준점수는 상대평가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의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수능 원점수 10점의 차이가 변환표준점수로 전환하면 인문계는 7∼8.5점, 자연계는 7∼8.3점 정도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하는 대학은 원점수를 사용하는 대학에 비해 수능 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져 학생부 논술 면접 등 수능 이외 전형요소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원점수가 같더라도 배점이 크면서 학생들간 점수 차이가 작은 영역에서 고득점하면 변환표준점수가 올라가 같은 원점수대에서 변환표준점수가 많게는 10점 이상씩 차이가 났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배점이 큰 언어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학생이 변환표준점수에서 유리하다.

주의할 점 또 한가지. 원점수와 표준변환점수의 석차 백분율은 다르다. 원점수를 변환표준점수로 바꾸었을 때 원점수 석차보다 변환표준점수의 석차가 낮아지는 수험생 비율이 10% 안팎이므로 지원하는 대학이 어떤 점수의 석차 백분율을 요구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교차지원 어떻게(인문 고득점자 자연계 특차 노릴만)

지난해 상위 3%의 수능 원점수는 인문계가 365.3점, 자연계 373.9점으로 자연계가 8.6점 높았다. 입시기관들의 예상에 따르면 올해 상위 3%의 수능 원점수는 인문계 379∼381점, 자연계 384∼386점으로 자연계가 여전히 높다(표5 참고).

자연계 수험생이 384∼386점을 맞아야 지원 가능한 대학에 인문계는 379∼380점만 맞아도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인문계 고득점자들은 자연계 인기학과의 특차를 노려볼 만하다. 단, 적성과 무관하게 성적대로 교차지원했다가 대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있는 학생이 적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