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속깊은 대화? "칭찬으로 시작하세요"

  • 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15분


“남편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요. 밥 줘, 애가 아파요, 하는 거 말고요.”

이화여대 사회복지관엔 이런 생각을 가진 주부들이 모여 가족대화법을 배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사회복지사 최정숙씨(31·사진)는 “가족끼리 되레 대화가 어려운 건 그들이 내게 의미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족은 ‘나의 확대’이므로 그만큼 기대도 큰 법입니다. 남이 뭐라고 하면 무시할 수도 있지만 가족은 그럴 수가 없기 때문에 상처도 크죠.”

최씨는 ‘어느 정도’ 친한 사람들과는 긍정적 이야기를 나누지만 ‘아주 많이’ 친한 사람들끼리는 부정적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남에게는 그럴 수 없이 잘하는 남편이지만 집에 오면 딴사람이 되는 것도 이 때문. 일단 이 점을 받아들이면 대화가 쉬워진다.

가족대화가 어렵다는 수강생들에게 최씨가 맨 먼저 내주는 숙제는 하루 한번 칭찬하기.

“이혼도장을 찍겠다는 부부가 마지막으로 이 강의를 들어보자고 온 적이 있어요. 아이가 바이올린 연습을 안한다고 아내가 야단치는 걸 보고 ‘애한테 너무 앙칼지게 군다’싶었지만 숙제 생각이 나서 ‘그래도 애가 저만큼 바이올린을 하는 건 당신 덕이야’하고 칭찬을 해주었더니 아내가 놀라더래요.”

상대의 긍정적인 면을 보게 되면서 부부사이가 바뀌더라는 말. 다음은 최씨가 들려주는 가족 대화방법이다.

결혼 3년째인 최씨는 자신이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남편이 결국 “미안하다”고 말하게 하는 대화기술을 지녔다. 그는 “정보전달 말고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것이 부부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02―3277―2597

<김순덕기자>yuri@donga.com

◇가족대화 방법◇

▽기대를 낮춰라〓‘내 남편은 이래야 한다’고 고집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라.

▽잘 들어라〓“그래서 당신은 문제예요”하고 중간에 비난하려 들지 마라.

▽상대가 하는 말을 평가하지 마라〓‘그랬겠구나’하는 마음으로 듣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달된다.

▽‘나 전달법’으로 말을 한다〓“왜 또 늦었느냐?”대신 “당신이 전화도 없이 늦어서 나는 서운해요”하는 식으로.

▽상대에 대한 요구나 바람을 말하면 듣는 이는 아무리 옳은 말이어도 저항감을 갖는다〓내가 원하는 일을 해주었을 때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이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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