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권운동가들 "5·18 항쟁은 인권교과서"

  • 입력 2000년 5월 17일 19시 34분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생명의 존엄과 시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민중항쟁이었다.

인권운동가들은 80년 당시 10일간의 항쟁, 그 이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벌인 민주화운동은 '한편의 인권운동 교과서'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민주화운동은 아시아 각국의 인권 운동과 민주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그 내용을 배우기 위해 많은 외국 인사들이 5·18 제20주년을 맞아 광주를 찾고 있다. 제1회 광주인권상 수상자인 동티모르의 독립영웅 사나나 구스마오 저항민족평의회 의장(54)도 그 중 한사람이다.

5·18기념재단이 광주인권상을 제정한 것은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5월 항쟁을 그들의 희망이자 투쟁의 모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7일 광주를 방문한 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동티모르의 카를로스 벨로 주교(52)는 "민주화를 위해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은 동티모르의 독립운동과 비슷한 점이 있다"며 "아시아의 인권 신장에 5·18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에서 인권이 화두로 등장한 것은 98년 5월 개최된 아시아 인권선언대회. 이후 매년 인권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렸고 올해는 15일부터 3일간 전남대에서 '5·18 제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중국의 인권지도자와 유럽평화대 요한갈퉁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참석했다.

또 17일 시작해 19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민주희생자 가족 연대회의에도 아시아 7개국에서 34명의 희생자 가족 등이 광주를 찾아 5·18의 숭고한 역사를 배우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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