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문호 '릴케' 전집 나온다

  • 입력 2000년 4월 7일 20시 03분


인간 실존의 문제와 사물의 내면을 섬세한 시어로 포착, 독일 근대 서정시인 중 가장 우뚝한 존재로 꼽힌 문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의 전집이 발간된다.

출판사 ‘책세상’은 시 산문 소설 희곡을 비롯한 릴케의 작품 전체를 연내 완간키로 하고 1권 단편소설, 9권 희곡, 12권 장편소설 ‘말테의 수기’, ‘기도시집’등이 묶인 1권 등 네 권을 최근 발간했다. 이중 희곡 모두와 단편소설 대부분은 처음 선보이는 작품. 김재혁(고려대 독문과 교수)등 14명이 번역을 맡았다.

우리에게는 지금까지 주로 서정시인으로서 릴케의 면모만이 알려져왔던 것이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윤동주 김춘수 등의 시인이 그의 존재론적 조형적 시세계에서 받은 깊은 영향을 토로했으며 그의 시어는 20세기 전체를 통해 세계 시단에 광범위한 자장(磁場)으로 작용했다.

특히 눈길을 모으는 희곡선집은 릴케가 18세에서 22세에 이르던 청년시기의 산물. 9편 모두 약자에 대한 사회의 억압에 비판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편 단편소설집은 작가의 러시아 여행 경험이 짙게 투영된 점이 특징. ‘사랑하는 신 이야기’는 작가 생전에 ‘말테의 수기’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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