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량급 연주자 방한 잇달아…'새얼굴'은 적어

  • 입력 2000년 1월 5일 18시 32분


‘성악과 원전 (原典)연주 강세, 새얼굴 등장은 미흡’

내한 연주가의 면면으로 살펴본 2000년 음악공연계의 지형도다.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켄, 테너 프란시스코 아라이자, 바리톤 올라프 베어,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 등이 밀레니엄 첫해 서울 무대를 찾는다.

2년간의 공연 혹한기를 딛고 해외 일급 연주가의 방한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재방(再訪)’성격의 공연에 그쳐 아쉬움을 남긴다.

원전 바이올린계의 원로격인 네덜란드의 지기스발트 쿠이켄은 2월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흐 서거 250주년 기념 연주회를 갖는다. 쿠이켄은 50년대 ‘옛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한다’는 원전연주의 기수로 등장, ‘계몽주의 시대 오케스트라’와 ‘라 프티트 방드’ (작은 악단) 을 창단하는 등 원전연주계의 대부로 인정받고 있다. 내한연주에서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3번을 연주한다.

5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멕시코출신 테너 프란시스코 아라이자는 테너 ‘빅3’의 권위에 가려져있으나 밝고 윤기있는 미성으로 80년대부터 ‘제 4의 테너’로 불려온 인물. 특히 로시니와 모차르트 오페라에서 장기를 발휘한다.

현역 남성 리트싱어 (가곡가수) 중 선두주자의 하나로 꼽히는 바리톤 올라프 베어도 6월에 서울 무대를 찾는다. 그는 80년대 후반 EMI사에서 내놓은 슈베르트 3대 가곡집 음반으로 명성이 높다. 투명하면서도 따뜻한 음성, 청춘의 고뇌를 표현하는 노래결로 많은 팬을 갖고 있다.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은 12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창회를 갖는다. 그는 국산 승용차 광고에 쓰인 자작곡 ‘백합처럼 하얀’으로 국내에 카운터테너의 매력을 알린 주인공. ‘백합처럼 하얀’과 헨델의 ‘라르고’(푸른 나무 그늘 아래) 등을 선보인다.

이밖에 첼리스트 안너 빌스마, 피터 비스펠베이,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피아니스트 필립 앙트르몽, 당타이손, 스테픈 코바세비치, 러셀 셔먼,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후드, 리코더 주자 미칼라 페트리,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 등이 내한연주를 준비중.

그러나 쿠이켄, 아라이자, 베어, 숄 정도를 제외하면 굵직한 ‘새얼굴’의 등장을 찾아보기 힘들다. 더군다나 네 사람의 공연을 같은 공연기획사가 추진하고 있어 흥행 기획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아쉬움을 준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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