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부모 용돈교육법]“공부 잘했다고 용돈주면 곤란”

  • 입력 1999년 11월 1일 19시 07분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것도 일종의 교육. 최근 독일 유치원 교육현장을 돌아본 서울교대 곽노의교수(유아교육학)는 “우리나라 부모들은 공부 잘했다고, 심부름했다고 용돈을 주는 일이 많은데 이는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려서부터 돈의 가치와 계획적 소비를 일깨워주는 독일 부모들의 용돈교육법을 참고할 만하다”고 말한다.

독일의 교육학자로 ‘돈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동문선 펴냄)’를 쓴 카린 아른트의 독일식 자녀 용돈교육법을 소개한다.

▼돈의 가치 일깨우기▼

초등학 교 취학 전 여러 종류의 돈과 그 가치를 익히도록 ‘가게놀이’를 해보자.

5,6세 아이들은 100원짜리와 500원짜리 동전이 서로 다르고 500원짜리가 조금 더 좋다는 것을 안다. 방바닥에 갖가지 동전과 지폐를 늘어놓고 “500원이 100원짜리 몇 개와 같지?”하고 물어 숫자와 양의 개념을 깨닫게 한다.

직접 물건을 사보면서 아이들은 돈의 구매 가치를 알게 된다. 슈퍼마켓에 다녀온 후 포장용기를 버리지 않고 테이블 위에 늘어놓은 다음, 물건값에 해당하는 돈을 세어 각각의 포장 용기 앞에 놓아두게 해본다.

▼얼마를, 어떻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일정한 금액을 정기적으로 주고, 자율적으로 쓰도록 한다. 너무 많이 주어도 안되지만 절약이 불가능할 만큼 지나치게 빠듯하게 주는 것도 좋지 않다. 어느 정도가 좋은지 부모자녀가 ‘의논’해 결정한다.

용돈 쓰임새에 대해서는 부모가 간섭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건 사지마라”고 하는 것도 명백한 간섭. 아이들이 스스로 깨달을 기회를 빼앗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기 뜻대로 용돈을 관리하고 적절히 분배해서 쓰면서 독립심과 책임감을 배울 수 있다. 용돈이 떨어졌다고 해도 부모가 메워주지 말도록.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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