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돕기]"한국인도 세계시민 의식 갖추어야"

  • 입력 1999년 8월 26일 19시 55분


“이제 한국인도 ‘자민족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구촌의 문제를 세계시민의 눈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민족주의가 다른 가치를 압도하는 ‘폐쇄적 민족주의’는 곤란하다. 한국인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수모를 겪는 데에는 이를 ‘열린 민족주의’로 전환하지 못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들이 한결같이 들려주는 충고다.

한국인의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부족은 외국에 대한 원조규모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외교통상부가 26일 밝힌 ‘97년 세계 각국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비교’에 따르면 우리의 1인당 공적개발원조금은 4달러.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큰 네덜란드(190달러) 일본(74달러)은 논외로 하더라도 경제규모가 비슷한 스페인(31달러) 포르투갈(25달러)에도 훨씬 뒤진다.

공적개발원조금이 국민총생산(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우리의 열악한 사정은 한층 더 분명해진다. 한국은 0.04%로 일본(0.22%) 호주(0.25%) 네덜란드(0.81%)와 비교가 안될 정도다.국내 시민단체 역시 시야가 좁기는 마찬가지.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이정수(李正秀)사무국장은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후진국도 외국 시민단체와 연대해 국내 문제를 해결하고 외국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는데 우리는 ‘세계시민’의식이 확연히 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국제회의에서 별다른 발언권이 없고 국제기구에서의 비중도 작을 수밖에 없다. 박종숙(朴鍾淑)도시연대 홍보담당자는 “한국의 시민단체는 민주화와 경제정의 문제에 집중해 왔고 최근엔 IMF와 대우사태로 국내문제에 치중하고 있다”며 “이젠 시민단체가 국제문제에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병기·김상훈기자〉watch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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