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빅딜합병때 자산이 부채보다 많아야 인정

  • 입력 1998년 12월 1일 19시 25분


정부는 5대그룹이 사업구조조정을 위해 합병이나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신설법인을 만들 때 부채보다 자산이 많은 경우에만 이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설법인으로 이전하는 5대그룹 계열사나 사업부문의 자산을 초과하는 부채를 다른 계열사가 떠안거나 유상증자 외자유치 등을 통해 자산을 늘려야 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5대그룹의 우량 계열사가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대상 계열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부당내부거래 혐의가 있더라도 이를 예외적으로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는 1일 과천청사에서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장관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장관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5대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입장을 조율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5대그룹 구조조정을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5대그룹과 채권단이 연말까지 신설법인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합의해 확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경제장관들은 5대그룹이 새로 설립되는 법인에 자산보다 부채를 더 많이 이전시키려는 것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5대그룹이 채권금융기관에만 일방적으로 출자전환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책임분담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에 따른 것.

정부는 우선 합병을 통해 법인을 설립하는 반도체 정유 석유화학 분야의 경우 대주주인 계열사들의 유상증자 참여나 외자유치를 통해 자산을 늘리거나 계열사들이 빅딜대상 회사의 부채를 일정 부분 떠안아 순자산가치를 플러스로 만들어야 합병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P&A방식으로 법인을 만드는 철도차량 선박용엔진 발전설비 항공기제작분야는 5대그룹이 신설법인에 사업부문을 이전시킬 때 부채보다 자산을 더 많이 넘겨 신설법인의 순자산가치도 플러스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경우 모두 5대그룹 계열사들에 빅딜대상 계열사의 부채를 일부 떠안게 하는 한편 채권금융기관은 대출금 출자전환을 통해 손실을 분담토록 한다는 것.

재경부 관계자는 “5대그룹은 현재 정유 석유화학 항공기제작 철도차량 등 4개업종에서만 1조3천억원 규모의 대출금 출자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중 상당부분의 부채를 다른 계열사들이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병희·신치영 기자>bbhe4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