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社 「냉장고 전쟁」…선두 삼성에 LG-대우 도전

  • 입력 1998년 10월 8일 19시 04분


《국내 가전업계가 냉장고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올들어 내수가 40% 이상 감소하며 극도로 위축된 국내 가전제품 시장에서 냉장고가 매출을 지탱하는 유일한 품목으로 등장했다》

업체간 시장경쟁이 가장 치열한 전장(戰場)은 양문 개폐형 고급 냉장고 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펠에 대해 LG전자가 야심작 디오스를 내세워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우전자도 내년초 신제품을 내놓으며 고급형 냉장고 시장에 뛰어들 계획.

지난해 초반까지 고급형 냉장고 시장은 GE 월풀 등 외국 제품이 전체 시장의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6백∼7백ℓ급인 고급형 냉장고의 국내 시장은 연간 약 6만여대 규모. 비록 시장은 그리 크지 않지만 업체의 대표 상품이라는 상징성과 보급형 냉장고 매출까지 덩달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어 업체에선 양보할 수 없는 부문.

지난해 5월 처음 선보인 지펠은 올들어 시장 점유율을 46%까지 끌어올리며 시장에 일대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지펠 ‘바람’은 올해까지 이어져 월 3천∼4천대씩 팔리며 고급 냉장고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LG는 12일 디오스를 전국 매장에 출하하며 본격적으로 ‘지펠 따라잡기’에 나선다. LG측은 “한달간 예약을 받은 결과 현재 약 7백여명이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아직 시장에서 제품 성능에 대한 검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면 성공적인 데뷔”라고 만족스런 반응.

냉장고는 올들어 수요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는 가전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에어컨 TV 등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요 감소가 덜하기 때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TV는 며칠동안 안봐도 살 수 있지만 냉장고는 하루만 없어도 견딜 수 없는 ‘필수품’”이라고 이유를 설명. 냉장고는 5대 가전(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TV VCR) 가운데 TV를 제치고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냉장고 시장을 놓고 업체마다 지난해보다 모델 수를 최대 두 배까지 늘리며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절전 기능과 저소음이 특징인 인버터 방식의 냉장고를 업체마다 조만간 선보이면 국내 냉장고 시장에 다시 한번 회오리 바람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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