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작가 포럼]『21세기 문학 화두는?』 진지한 모색

  • 입력 1998년 9월 16일 19시 38분


‘미래세계에 문학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작가의 위상은 어떻게 바뀔까.’

90년대 한국문학계에서 이 논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18,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2000년을 여는 젊은 작가 포럼’에서 이 문제의 거론은 자못 색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 이유는 포럼 참가자의 면면 때문. 77년 등단한 이성복부터 95년 데뷔한 은희경 전경린까지 발표자로 나서는 32명의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은 ‘젊은’ 문인들이다.

‘젊은’이란 60년대 이후 한국문학계를 지배해온 이른바 ‘4·19세대 문인’과 구별되는 새로운 세대라는 의미. 이번 포럼은 4·19세대의 문학적 유산을 계승했지만 사회격변의 80년대, 컴퓨터 대중문화가 지배하는 90년대를 거치며 새로운 문학 패러다임을 창출해야할 필요를 절박하게 느껴온 젊은 세대가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밝히고 공유하는 장이다.

8개의 토론주제는 ‘21세기 작가란 무엇인가’ ‘민족문학의 새로운 가능성’ ‘문학과 대중문화의 접속’ ‘여성성과 여성주의’(17일) ‘사회역사적 상상력의 길’ ‘환경과 몸’ ‘개인의 존재형식’ ‘문학언어의 미래’(18일) 등.

이 중 평론가 이광호 신수정, 시인 유하, 소설가 김영하가 참여하는 ‘문학과 대중문화의 접속’, 그리고 평론가 정과리, 시인 이성복, 소설가 최윤 송경아가 토론하는 ‘문학언어의 미래―문자와 비트’(18일)는 문학이 어떻게 몸바꾸기를 할까를 모색하는 자리.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등으로 80년대말부터 시와 대중문화의 접속을 추구했던 유하는 미리 제출한 발표문에서 “대중문화가 내 시적 에너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적 엄숙성의 관습을 위반한다는 불온성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대중문화가 대표적 문화권력이 된 지금 대중문화적 상상력과 결부된 시쓰기가 새로운 문학의 추구일 수 있을까”하고 회의한다.

‘컴퓨터통신이 낳은 작가’로 꼽히는 송경아는 문학의 새로운 영토로 등장한 통신공간 글쓰기에 대해 ‘유아적이며 사소하고 즐기는 것’이라고 ‘어른의 것’인 기존 문학과의 차이를 지적한다. 이날 현장에는 발표자 외에도 문인들이 대거 초청돼 청중과 발표자의 자유토론 시간이 흥미진진한 ‘난상토론’이 될 전망이다. 대산문화재단 주최. 02―725―5417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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