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내셔널 심포니 연주회 박성준 지휘를 보고

  • 입력 1998년 3월 16일 20시 11분


젊은 연주가일수록 ‘남과 구별되는 개성 부각’이라는 욕망에 쉽게 이끌리기 쉽다. 그러나 예술적 성숙에 비해 표현하려는 개성이 앞설 경우 실질적인 내용은 오히려 빈약해지기 쉽다. 신예 지휘자 박성준이 보인 균형감각과 조형미는 그래서 더욱 돋보였다.

14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회. 32세의 지휘자 박성준의 국내 데뷔 무대였다. 빈 국립음대에서 세계적 지휘교수 칼 외스터라이혀에게 배운 그는 폴란드 체코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첫곡인 로시니‘도둑까치’서곡부터 각 악기군(群)사이 확고한 음량의 균형이 돋보였다. 콘서트 말미를 장식하는 브람스 교향곡 1번에서 박성준은 관악기의 튼튼한 기량을 중심으로 깔끔한 음색의 배합을 엮어나갔다. 4악장 도입부부터 호른을 주축으로 한 두터운 화음과 모범적인 강약 완급을 쌓아올렸으며, 고조된 분위기는 종결부의 강건한 화음으로 절정을 이뤘다.

반면 제1,2 바이올린이 보여준 빈약한 앙상블과 양감(量感)의 부족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때로 선율선의 마무리가 꼼꼼하지 못하고 산만하게 흩어지는 경우도 발견됐다.음악평론가 한상우는 “박성준은 엄밀한 템포 등 음악의 외형적 측면에 집착하기보다 자신의 음악적 구상을 폭넓게 흐르도록 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평했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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