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노래말 누가 지었을까…국가상징硏 13일토론회

  • 입력 1998년 2월 12일 08시 27분


애국가 가사는 과연 누가 지었을까.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았어도 애국가는 여전히 ‘작자 미상’. 안창호설, 윤치호설, 민영환설, 안창호 윤치호 공동작사설, 심지어 한민족공동창작설까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치 않은 형편이다. 1955년 국사편찬위원회가 작자미상으로 발표한 이래 간헐적인 논문 발표가 있었을 뿐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것은 윤치호설과 안창호설. 이 두 견해를 놓고 13일 오후3시 서울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국가상징연구회가 주최하는 ‘애국가의 작사자 규명’. 윤치호설에 대해선 국가상징연구회의 김연갑 연구원이, 안창호설에 대해선 독립기념관의 이명화 연구원이 논문을 발표한다. 윤치호설의 근거로는 첫째, 지금의 애국가 가사가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노래집 ‘찬미가’(1908)가 ‘윤치호 역술(譯述)’이라는 점. 당시 정황으로 보아 역술은 곧 ‘지음’이라는 주장이다. 둘째, 미주 신한민보 1910년 9월21일자에 소개된 윤치호의 ‘국민가’가 애국가가사와 일치하는 점. 셋째, 1925년 10월21일자 동아일보에 ‘동해물과 백두산이…의 애국가가 윤치호 애국가에 부속되어 생겼다’라는 기록이 남아있는 점 등. 신한민보 동아일보 기록은 이명화 연구원이 이번에 처음 밝혀낸 것이다. 안창호설 역시 만만치않다. 첫째, 주요한 이광수가 쓴 윤치호전기에 ‘안창호가 1908년 애국가 가사를 짓고 윤치호가 찬성하자 이를 윤치호가 지은 것으로 발표하자고 제의했다’고 쓰여 있는 점. 도산은 실제로 많은 노래가사를 짓고도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았다. 둘째, 안창호가 그 누구보다 애국가를 즐겨 불렀고 애국가 3절‘가을 하늘 공활한데…’가 안창호가 즐겨쓴 표현이라는 점 등. 그러나 양측 모두 완전치 않다. 안창호설의 결정적인 약점은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는 사실. 윤치호설의 경우 찬미가 ‘역술’을 작사로 볼 수 있는지, 또한 윤치호의 많은 일기 서한에 왜 애국가 관련 내용이 없는지 등의 의문이 남아 있다.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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